대한민국도 언제까지 잘나갈 수는 없다. 오히려 취약한 내수, 걸음마 단계인 서비스시장, 홀대받는 소프트웨어를 키워 `산업의 균형감`을 높여야 할 때다. 불균형을 바로잡지 않고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외부충격 취약한 수출의존형 경제.."내수 키워 보강해야" 지난해 우리 수출실적은 4600억달러 규모다.(아래 그래프 참조) GDP대비 수출의존도는 약 45% 수준이다. 역사적으로도 최고 수준인데다, 경쟁국과 비교해서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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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수출의존형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주도 전략으로 성장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시화돼 기존 전략만으로 직면한 도전을 헤쳐나가기 어렵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시급하다. 일본의 경우 내수가 부진에 빠지며 경제활력이 떨어진 `잃어버린 10년`을 겪어야만 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충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려면 반드시 내수를 키워야 한다"며 "고용부진과 양극화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경제체질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 베트남 원전 수주 물거품.."제조와 서비스산업은 동반해야" 내수산업을 키우려면 서비스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에 비해 국내 서비스업은 한참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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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개방과 규제 완화로 경쟁을 촉진해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한다. 정부도 의료·교육·법률 등 서비스 산업 선진화와 산업 구조조정, 투자 활성화 등의 카드를 꺼내야 한다. 제조업에 못지않은 금융·세제 등 정책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준경 KDI 교수는 "내수시장을 키우려면 서비스업 부문의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일부에서는 중소 서비스업을 키우려는 움직임도 있다. 중소 서비스업은 결혼, 게임 학습, 스크린 골프 등 서비스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업종을 의미한다. 전체 서비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9.8%에 달하며 고용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도 높다.
◇ "아이디어를 키워라"..소프트웨어 활용만 잘해도 GDP 1.6%↑
최근 경쟁 패러다임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애플이다. 애플은 콘텐츠와 소비자(프로슈머), 네트워크를 융합한 제품을 선보이며 레드오션인 휴대폰, MP3 시장을 단번에 블루오션으로 바꿨다.
하드웨어에 쏠려 있는 한국 산업의 리밸런싱이 시급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은 OECD 19개국 가운데 14위 수준이다. 또 다른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활용하는 수준도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이 소프트웨어 활용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면 내년 GDP가 16조원(1.43% 증가 효과)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취업유발 효과도 커 고용문제 해결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소프트산업 수요 10억원당 취업유발효과는 12.8명으로 제조업 유발효과(8.8명)보다 4명 정도 많다. (아래 표 참조)
오동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기업은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해 신수요를 개척하고, 소프트웨어 활용기업은 개방과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