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쓰러진 학생…버스기사, 차 세우고 달려가 생명 구했다

쓰러진 학생 발견…20분간 심폐소생술 실시
승객들 "늦어도 괜찮다, 사람이 먼저" 격려
  • 등록 2022-09-30 오전 11:18:17

    수정 2022-09-30 오전 11:18:1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울산의 한 시내버스 기사가 길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학생의 생명을 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9일 울산시와 KBS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5시16분쯤 울산 남구 신정동 인근에서 버스를 운행하던 시내버스 운전기사 엄원섭(34)씨는 아파트 인접한 길가에 쓰러져 있던 남학생 A군을 발견했다.

버스를 출발하려 하던 엄씨는 A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을 멈췄고,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의 “늦게 도착해도 된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격려를 듣고 곧장 A군에게 달려갔다.

지난 27일 길가에 쓰러진 남학생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버스기사 엄원섭씨.(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당시엔 일부 여학생들이 A군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있었고, 엄씨는 A군의 맥박을 확인한 뒤 20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동안 엄씨는 주변 시민들에게 “피가 잘 돌 수 있도록 팔과 다리를 주물러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A군은 3~4분 뒤에 호흡하며 의식을 되찾았다.

엄씨는 A군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119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한 후에 버스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 A군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엄씨의 선행은 시내버스 불편신고 접수처에 ‘928번 승무원이 큰일을 했다’는 내용의 전화가 여러 통 걸려오고, 게시판에도 다수의 글이 게재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엄원섭 씨.(사진=울산시 제공)
엄씨는 KBS에 “버스 운전 일을 하기 전 병원 응급실에서 행정 직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히며 “사람의 생사가 오고 가는 짧은 시간 속에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제가 긴급한 환자나 심폐소생이 필요한 분들도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구조할 수 있었다)”면서 버스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들었던 심폐소생술 교육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엄씨는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도 ‘버스가 먼저냐, 사람이 먼저지’라며 운행중단에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응급조치를 응원해줘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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