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개인적·정치적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해관계와 융합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CNN은 “미 역사상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잠재적 대선 후보는 없었다. 간단히 말해 현대 미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인물”이라며 독재자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가 전통적인 미 대선 후보들과 차별성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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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는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를 제시하는 신선하고 새로운 목소리도, 국가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넘치는 정책 아이디어도 없다”며 “그는 미국을 불법 및 도시 황폐화가 난무하고 제3차 세계대전을 향해 나아가는 실패한 디스토피아적 국가로 묘사하며, 내부의 적을 몰아내고 정적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등 개인적·정치적 이해관계를 국가의 이해관계와 융합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슈퍼 화요일’ 대규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뒤 승리 연설을 통해 “우리는 국경과 선거 문제에 있어 제3세계 국가”라며 미국을 비하했다. 지난 1월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우리는 쇠퇴하고 있는 국가이자 실패한 국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이 국가의 피를 더럽히고 있다며 대규모 추방 및 수용소 건설을 약속하거나 자신의 반대론자들을 향해 해충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는 1930년대 독재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에게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의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가 아니라 바나나 공화국”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의 대다수 전직 관료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하는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됐던 국제 체제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독재자의 편에 설 것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공화당원들에게 매력적인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CNN은 “2020년 대선이 (딥스테이트에 의해) 불법적으로 도난당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 앞으로 수년간 미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훼손될 것이라는 거짓말이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을 성공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집권 1기 때보다 더욱 파괴적이고 격동적인 정책을 펼쳐 더 큰 정치·사회·경제적 혼란과 분열이 초래될 것이라고 방송은 우려했다.
이어 “미국인들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두려워했던 선거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가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두 흠결 있는 후보 간의 재대결이 성사됐다”면서 올해 미 대선은 역사상 가장 운명적인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