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워렌 버핏을 꿈꾸는 그녀들

이화여대 투자동아리 "투자자문사 차리는게 목표"
월5만원씩 적립하는 자체 펀드 "한달만에 수익 9%"
  • 등록 2007-04-05 오후 3:06:49

    수정 2007-04-05 오후 3:16:58

[이데일리 유동주기자] 워렌 버핏을 꿈꾸는 여대생들이 모였다. 지난해 처음 만들어진 이화여대의 투자 동아리 `이화I.A`.
 
10년이 넘는 전통을 뽐내는 타 대학 투자동아리에 비하면 신출내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습게 보지는 말라. 운용에 들어간지 갓 한달된 자체 펀드의 수익률이 벌써 9%에 이른다.

비결은 초기 자금 규모를 키우기 위해 감행한 공격적인 코스닥 투자. 마침 코스닥시장이 좋아 어떤 종목은 30%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동아리의 모토는 `가치투자`라고 한다.

◇ `이화결의(花結義)`
▲ (좌)손예지 동아리회장 (우)이수정 부회장

동아리 인원은 24명. 1기 18명중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남은 소수정예 5명과 19명의 신입회원들이다.

활동계기는 이렇다.
 
어머니와 함께 주식투자에 재미를 붙인 수학과 이수정양이 지난해 가을 학교 자유게시판인 `이화이언`에 "왜 이대에는 투자동아리가 없냐"고 푸념섞인 글을 올렸다.

이를 본 화학과 손예지양, 마침 경제학 수업을 들으며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던 상황이라 "나랑 같이 해보자"란 메일을 보냈다. 손 양은 현재 동아리 회장, 이 양은 부회장이다.

일면식도 없던 둘은 의기투합했다. `맨땅에 헤딩하듯` 동아리 하나를 뚝딱 만들어 회원들을 모았다. 의외로 지원자들이 많이 몰렸다. 그만큼 투자에 관심있는 여대생이 많아졌다는 의미.

시작은 늦었지만 활동은 치열했다. 일주일에 두 번 서너시간씩 책을 돌려보며 발표를 했다. 자연스레 하나 둘 떨어져나갔다. 5명만 남았다. 당장 돈버는 방법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몇달간 투자는 않고 공부만 하니 지쳐 포기한 것.
 
섣불리 투자하기전에 확실하게 공부하자며 회장과 부회장이 남은 인원을 다독였다. 

이들이 전한 대학교내 재테크 열기는 생각보다 뜨겁다. 각 학교 부자동아리, 재테크동아리에는 회원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용돈으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다. 

이들은 회사 들어가서 하는 재테크가 따로 있고 학생 때 해 볼 수 있는 재테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생 때는 시간 여유가 있어 공부하면서 투자할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한다. 

기자가 동아리를 방문했던 지난 3일 저녁. 1시간 반동안 증권사 지점 간부의 특강이 있었고, 3시간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열정이 있어야 버틸 수 있을 만큼 강도가 셌다.

◇ "가치투자란 기다리는 것"
▲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투자동아리 회원들


동아리 회장 손예지양은 펀드에 특히 관심이 많다. 손 양을 펀드의 세계로 이끈 건 히트상품인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펀드. 
 
지난해에 가입해 수익률이 20%를 넘는단다.

손 양은 "친구들도 주식형펀드에 가입해 놓은 경우가 많다"고 전한다.  

부회장 이수정양은 `재테크 상담역`을 자임한 프로추어다. 이자가 거의 없는 일반예금통장에 용돈을 넣고 있는 친구를 보고는 "동양종금증권 CMA에 가입하라"고 채근했단다.
 
친구가 귀찮다며 말을 안 듣고 있어 조만간 근처 공덕지점에 같이 갈 예정이라고 한다. "나에게 이득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친구가 CMA에 돈을 넣어 수익을 내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고 웃는다.

왜 동양증권CMA냐고 물으니 "종금형이라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상품으로 보장받는다"고 설명한다. `그런 것도 모르냐`는 표정이다. 

이수정양은 "신세계나 포스코같은 수 십만원짜리 우량주식을 사고 싶었는데 돈이 부족해 못샀다"며 "최근 포스코와 신세계가 급등한 것을 보고 배가 아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투자 조급증`도 주식공부를 하면 할 수록 줄어드는 걸 느낀다고 한다.

"가치투자를 꿈꾸며 공부를 하다보니 시장에 가까이 붙어 살피며 초조하게 하루하루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꿈은 당차다. 가치투자를 구현할 자신들의 투자자문사를 세우고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있어 했다. 증권사 등 금융권 취업에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되면 재밌을 것 같다고도 말한다. 꿈이 많다.

당장 그들의 목표는 각자 매달 5만원씩 모아 투자하는 동아리 펀드를 키우는 것. 자신들이 분석해서 투자하는 가치투자가 옳았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운용 실력이 이어질 것인지 궁금해 6개월 뒤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6개월은 가치투자가 빛을 발하기엔 너무 짧단다. 기자는 또 한 수 배웠다. 맞다. 가치투자는 `기다림`이다. 
 
▲ 이대 투자동아리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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