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다 에너지?…美 알래스카 유전 개발 승인 초읽기

'사업 축소 조건'으로 이르면 내달 재승인
사업 줄여도 석탄발전소 30개급 탄소 배출
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때보다 석유 개발 적극적
  • 등록 2023-02-02 오전 10:47:54

    수정 2023-02-02 오전 10:47:54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환경 파괴 논란이 일었던 알래스카주 석유 개발 프로젝트를 결국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 보호와 에너지 확보 사이에서 결국 에너지를 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선을 걷는 북극곰.(사진=AF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토지관리국은 기존 계획보다 환경에 미칠 영향을 줄이는 조건으로 알래스카 유전 개발 사업인 ‘윌로 프로젝트’를 허용할 수 있다는 추가환경영향평가 최종안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윌로 프로젝트는 알래스카주 국립석유매장지역에서 6억배럴 규모 유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코노코필립스 주도로 총 80억~100억달러(약 9조7528억 원~12조1910억원)가 투자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20년 사업 승인을 받았지만 2021년 법원에 의해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됐다. 북극곰, 순록 등 야생동물에 미칠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토지관리국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줄일 방안으로 시추공을 5개에서 3개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NYT는 석유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 사업자인 코노코필립스에게 나무를 심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비록 저감 조치를 취하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토지관리국이 사업 승인 의사를 밝히면서 윌로 프로젝트는 다시 궤도에 오르게 됐다. NYT는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승인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단체는 윌로 프로젝트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환경 정책을 담당하는 내무부도 마찬가지다. 토지관리국은 권고대로 사업이 수정됐을 경우 윌로 프로젝트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9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석탄화력벌전소 30개와 맞먹는 배출량이다. 생태계 훼손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대선에서 탄소 감축을 공약 전면에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유전 개발을 지원하는 배경으로 에너지 안보를 들었다. WP는 “지난해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에너지 가격에 집착하게 됐다”며 “미국과 해외에서 더 많은 석유를 시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2년 동안 승인한 석유·가스 개발사업은 6000건 이상으로 트럼프 행정부보다도 많다.

WP는 바이든 정부가 윌로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 정치적인 고려도 작용했다고 봤다. 알래스카는 공화당 온건파인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의 지역구다. 머코스키 의원은 상원 내에서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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