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전 제품 정상 공급”…포스코, 수해 복구 속도 높인다

고로·제강 공정과 압연공장 18곳 중 7곳 정상 가동
압연공장 3곳 제외한 나머지 생산시설 연내 정상화
자체 복구·해외 철강사 지원 등으로 복구 작업 가속
“사전 대비 태세 덕분에 복구 기간 줄일 수 있었다”
  • 등록 2022-11-24 오전 11:00:00

    수정 2022-11-24 오전 11:22:3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포스코가 지난 9월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를 정상화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다시 공급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철강 ESG 상생펀드 조성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제품 생산 모습 (사진=포스코)
복구 가속화…“연내 모든 제품 정상 공급 목표”

포스코는 24일 현재 고로·파이넥스 5기와 제강 공정, 총 18개 압연공장 중 7개 공장이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압연공장 중 도금CGL·STS1냉연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5개를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정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해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생산 라인의 지하 배수로(Culvert·길이 40km·지하 8~15m)가 완전히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각 공장의 설비 구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모터는 선강·압연 전 공정에 설치된 약 4만4000대 중 31%가 침수됐다. 포스코는 이 중 73%를 복구 완료했다. 애초 침수 설비를 신규로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제작·설치에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해 직접 복구했다.

최대 170톤(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 작업은 EIC 기술부 손병락 명장의 주도로 50년간 축적된 회사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동원했다고 강조했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현재 총 47대 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 데 성공했고, 나머지 모터 복구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경영진도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 제품과 시장 수급 상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압연공장 복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진행하고 있다. 수해 직후부터 매일 ‘태풍재해복구 태스크포스(TF)’와 ‘피해복구 전사 종합 대응 상황반’을 운영해 현장 복구, 제품 수급 등과 관련된 이슈를 점검하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철강업계의 협력을 끌어내 2열연공장 복구 기간을 대폭 줄였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t의 제품 중 500만t이 통과하는 공장으로, 자동차용 고탄소강·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공장이다. 그러나 냉천 범람으로 피해가 컸다.

2열연공장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했지만, 단기간 내 공급이 쉽지 않았다. 최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던 인도 JSW의 사쟌 진달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 JSW가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하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복구 작업 모습 (사진=포스코)
“가동 중단한 덕분에 고로 4일 만에 재가동”

포스코는 당시 매뉴얼에 따라 힌남노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하역 선박 피항, 시설물 결속, 침수 위험 지역 모래주머니·방수벽 설치, 배수로 정비 등 사전 대비 태세를 더욱 강화한 덕분에 복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공장 침수 시 화재와 폭발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란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없는 조치를 시행했다는 게 포스코 측 주장이다. 또 포스코는 당시 제철소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해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 발생을 사전에 방지해 고로를 4일 만에 재가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라며 “냉천 범람에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심했던 압연 공정 복구에 집중함으로써 제철소 전체의 빠른 정상화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설비 가동을 정지하면서 각 설비에 설치된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 전력기기가 합선·누전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고도 덧붙였다.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3고로 출선 모습 (사진=포스코)
고객사·공급사 지원 나서…“재난 대비 체계 마련할 것”

포스코는 복구 작업과 함께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와 시장 안정을 위해 나서고 있다. 우선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시행,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에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해 진행했다.

이 밖에도 포스코는 1선재공장 압연 라인 내 추가 가이드롤을 제작·설치하는 긴급 설비 개조를 통해 생산 제품의 최대 지름을 7mm에서 13mm로 확대해 자동차용 볼트·너트 등에 사용되는 CHQ 선재를 생산하는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솔루션을 찾아 비상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포스코는 원료·설비·자재 공급사에 대한 지원책도 시행 중이다. 9월 말부터 404개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과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37개사의 애로사항과 유형별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신속히 조치하는 동시에 상시로 제철소 복구 일정과 구매 계획을 공급사와 공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스크랩 등 외국·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선 국내 공급사 물량을 우선 구매하고,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수요 발생 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하고 있다. 또 스테인리스 스크랩과 페로몰리는 중국 수출을 주선하는 등 신규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 스크랩 공급사들에 대해선 스테인리스 2·3제강공장 가동 재개 전이지만, 스크랩을 선 구매하기로 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금리가 시중 대비 1~2%포인트(p)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들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7개사에 대해 총 275억의 자금 대출이 완료됐다. 포스코는 거래금액별 한도 조건을 폐지했으며 수해 피해기업이 펀드 신청 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전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단결해 빈틈없이 복구를 진행,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자세히 기록, 분석하고 기후 이상 현상에 대응한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이른 시일 내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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