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현숙 "여가부 폐지 아쉬움 없다…개편안 '베스트'"

"대한민국 성평등 강화 체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국무회의에 복지부 장관, 양성평등본부장…스피커 2개"
"여가부 업무 범위 2배 이상, 예산 비교할 수 없게 커져"
"4억 예산 '양성평등 추진단' 멤버 대부분 여성이었다"
  • 등록 2022-10-07 오전 11:25:50

    수정 2022-10-07 오전 11:42:27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이자, 마지막 여가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큰 김현숙 장관이 여가부 폐지에 대해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편방안과 관련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가부 폐지(정부조직 개편방안) 설명회에서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로 흡수 통합되는 안이 ‘베스트’(최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부 산하로 여가부가 가면서 오히려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처 존재 유무와 성평등 추진의 구체적인 상관관계도 없다고 피력했다. 특히 김 장관은 향후 여성 정책이 양성평등 정책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정치권력에서의 여성비율, 노동시장 임금격차는 좁혀가야 함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번 정부 조직 개편안이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개편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미국 해리스 부통령은 성평등을 강조했고, 국제사회에서도 독립 부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개편안은 역행한다는 인상을 주고 여성계·학계도 성평등정책 폐기라는 의견이 많다.


△여가부 폐지가 해리스 부통령이 이야기한 내용과 배치된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성평등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 중에서 (여성 부처가) 독립된 부처나 기구로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구도 많다. (하지만) 그 나라의 성평등 추진 수준과 부처의 형태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라든가 정확한 상관관계는 밝혀진 게 없다.

-마지막 여가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은 없는지.

△저는 공무원이고 국민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어떻게 전달한 것인지라는 관점에서 일을 해야 되는 국무위원이라고 생각한다. 여가부가 폐지된다면 저는 상당히 중요한 일을 한 장관으로 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따로 갖고 있지 않다.

-여가부의 일부 기능이 복지부 본부로 이관되면 의안 제출·심의·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본부장이 성평등 정책 총괄조정 기능을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다. 실질적으로 기능 축소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인데, 관련 대책이 있나.

△국무회의는 보건복지부 장관도 가고 새로 만들어지는 양성평등본부장도 같이 간다. 스피커가 2명인 거다. 두 분이 더 일원화된 목소리를 낸다면 훨씬 더 강화된 보이스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편방안과 관련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야당을 비롯해 여성계와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국면전환용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국면전환용이란 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가 없다. 제가 5월에 부임해서 6월 17일에 전략추진단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각 전문가와 그다음에 현장에 있는 관계자분들, 심지어 법무부나 고용부하고도 얘기를 해왔다. 지금의 정치적인 상황에 따른 국면전환용이라고 하는 거는 일부러 씌워진 프레임이라고 생각된다.

-국회 다수 야당인 민주당이 여가부 폐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 정부조직 개편방안이 국회 통과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사전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저는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진정성을 가지고 민주당까지 저희가 설득한다면 국회에서도 통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독립 부처로서 권한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개편 이후 부처 내 본부체제에서 어떻게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이 궁금하다.

△독립 부처로 국무위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위상을 강화해준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 본부장으로 간다 해도 위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있다. 본부장의 업무는 여성가족 업무의 여성고용을 뺀 거의 대부분이다. 지금 여가부의 업무 범위보다는 거의 2배 이상 커지고, 예산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 여가부의 예산은 1조 5000억원이고 복지부 예산은 100조원이 넘는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여성중심 정책에서 남녀 모두를 위한 정책으로 변경한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정책 대상이나 지원 대상에서 여성의 비율을 줄인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정치권력 안에서 여성을 계속 늘려가야 된다는 부분이라든가, 노동시장에서의 임금격차, 성별 임금격차를 줄인다는 부분, 안전 분야 같은 부분은 여전히 고려되고 더 강화될 것이다. 육아휴직 같은 것도 아빠 육아휴직 비율이 20% 훌쩍 넘었다. 육아휴직을 아빠도 쓸 수 있는 식으로 가는 것이 제가 이야기하는 남성과 여성이 전체 어우러지는 양성평등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독일을 보면 1999년 여성국의 명칭을 평등국으로 변경했다. 2010년에는 남녀 기회 공정유지정책에 중점을 두고 평등국 산하에 소년과 남성을 위한 평등정책과도 설치를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국제적인 트렌드라는 말씀을 드리겠다.

-장관은 언제부터 여성가족부가 이렇게 변화해야 한다고 느꼈는지, 개인적으로 시점은 언제로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제 이력을 보면 국회에서 여성가족위원회 간사를 한 적이 있었다. 청와대의 고용복지수석으로 일을 했었다. 여가부의 업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취임한 지) 지금 4개월 조금 넘었는데 계속 알아가고 있고 이제 조금 더 많이 파악한 상태다. 정부조직 개편안도 제가 처음에 왔을 때 머릿속에 있었던 것에 비해서는 훨씬 더 구체화되고 계속 진화해 왔다.

-이번 개편안에서 좀 아쉬웠던 부분이나 아니면 보완돼야 할 부분은 뭐라고 보는지.

△저는 충분히 여성가족부의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이 지금의 상황에서는 베스트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여성단체는 (여성)권익이 법무부로 가는 것에 대한 반대가 굉장히 강했었는데 그 부분도 수용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 개편방안과 관련해 설명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성 특화 여성 정책으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말씀하시는 건지 궁금하다.

△‘버터나이프크루’가 양성평등과 관련된 추진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멤버가 여성이고 어떤 한 해는 100% 다 여성인 적도 있었다. 다시 그것을 더 자세하게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런 사업이 4억원 이상의 예산이 편성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은 제가 제기를 했었다.

-복지부는 본부 설치를 말했는데, 고용노동부는 어떤 식으로 업무가 이관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행안부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고용부에 여성고용도 있기 때문에 거기 업무와 같이 협업하고 융합되는 형태가 될 거라고 예측한다.

-가장 걱정하거나 우려되는 부분, 신경 쓰는 부분은 없는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갖고 있는 혜안이나 생각하는 폭을 봤을 때 크게 염려하는 부분은 없다. 새로 신설되는 양성평등본부장이 해야 되는 업무가 굉장히 많다. 대통령이 굉장히 적합한 분을 양성평등본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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