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한 1심 첫 재판이 다음달 24일 열릴 예정이지만,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가 27일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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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대전지검 수사팀 해체 직전 ‘반쪽 기소’ 승인
대전지검 수사팀은 수사 결과에 따라 백 전 장관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그리고 배임·업무방해 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겠다고 대검찰청에 보고했다. 채 전 비서관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는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겠다고 했다.
다만 대전지검 수사팀의 이 같은 입장이 담긴 보고서는 6월 말까지 김 총장의 승인을 받지 못하며 ‘뭉개기’ 논란이 빚어졌다. 노정환 대전지검장이 지난 6월 24일 부장검사 회의를 열어 이들을 기소해야 한다는 ‘만장일치’ 의견을 모아 대검에 전달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서야, 김 총장은 같은 달 30일 일부 기소만을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백 전 장관의 배임·업무방해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 입증이 모호한 만큼 외부 전문가들을 통해 판단을 받아보자며 수심위를 직권으로 소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로 7월 2일 대전지검 수사팀이 사실상 해체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현 정권의 ‘탈 원전 정책’과 이에 관련된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반쪽 짜리 기소’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심위마저 한 달째 무소식…의구심 키워
문제는 백 전 장관에 대한 수심위 소집마저 한 달째 구체화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검은 이날 현재까지 백 전 장관 수심위에 대한 구체적 전달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라, 이른 시일 내에 외부 전문가 무작위 선발을 진행하더라도 다음달에나 수심위 소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성윤 서울고검장 사건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채널A 사건 등에 대한 수심위가 모두 한 달 이내에 소집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셈이다.
고검장 출신 한 변호사는 “수심위 위원을 선정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사건 기록을 복사하는 등의 행정적 절차에 걸리는 시간 등 합리적 시간을 감안해 이보다 늦게 소집된다면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조계 안팎에선 당초 백 전 장관 등 기소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김 총장이, 이번에는 백 전 장관을 위해 시간을 끄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백 전 장관 등은 이미 기소된 혐의들에 대해 다음달 24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어 최소한 그 이전에는 수심위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첫 재판이 열리기 전 당연히 수심위 권고는 물론 검찰의 기소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이는 백 전 장관의 인권 보호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