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열매 "먹을만큼 먹었다"

  • 등록 2005-02-01 오후 4:07:10

    수정 2005-02-01 오후 4:07:10

[edaily 강종구기자]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와 부채축소로 인해 기업 수익성이 대폭 호전됐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저금리에만 의존할 단계는 지났으며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창출능력을 키워야 할 차례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대들어 기업의 수익성은 90년대에 비해 약 3배나 높아졌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은 전적으로 금리하락과 부채비율 급락에 따른 결과일 뿐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내는 능력은 예전 그대로다. ◇ 경상이익률 3배 급증, 영업이익률은 제자리 한국은행이 국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가 터지기 직전까지의 90년대 기업들은 100원어치를 매출할 경우 손에 쥐는 경상이익이 2.1원에 불과했다. 반면 2002~2004년에는 6원을 남겨 똑같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3.9원만큼 이익이 불어났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수익성 개선이 전적으로 금리하락으로 인한 이자비용 절감과 차입금 축소 등 부채비율 하락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상이익률이 급증한데 반해 순수한 영업활동으로 인한 결과물인 영업이익률을 보면 90년대나 2000년대나 100원 매출에 고작 7원을 남길 뿐이다. 이상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차장은 "기업 매출액중 금융비용 부담이 93년에는 100원당 5.9원이었으나 2003년 기준 1.9원으로 줄었다"며 "금융비용 부담 완화의 41.9%는 차입금 금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고 41.3%는 전체 자산중 차입금 의존도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3년 기업의 차입금 평균금리는 11.2%에 달했고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9.3%였다. 그러나 2003년에는 차입금 평균금리가 절반수준인 6.8%로 하락했고 총자산중 차입금은 30%정도로 급감했다. 이 차장은 "기업 이윤이 2000년대 들어 급상승한 것은 결국 금융비용 부담율이 하락한데 전적으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순수한 영업활동의 결과인 영업이익률은 외환위기 이전이나 2000년대나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 중소기업 구조조정 상대적 `미흡` 특히 5대기업 등 대기업의 경우 비록 정부 주도이기는 하지만 혹독한 부채 구조조정을 통해 저금리 혜택을 극대화 시켰다. 반면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노력이 부족해 수익창출 능력 확보가 미흡했다. 한은에 따르면 대기업 부채는 자기자본에 비해 3.9배에 달했다. 그러나 2000년에는 2.25배로 부채 부담이 줄었고 2003년말에는 1.13배로 3년만에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97년 당시 418%에서 2000년 179.7%로 오히려 대기업보다 빨리 재무구조가 개선됐으나 2003년에는 147.6%를 기록해 부채축소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채 구조조정 속도가 달렀던 것은 대기업의 경우 정부 주도로 계속된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한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책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영향응로 풀이된다. 이 차장은 "중소기업도 부채비율을 크게 낮추기는 했지만 똑같은 폭이라도 대기업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한계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대기업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의 경우는 한계기업 지원이 계속됐고 상대적으로 부채축소 노력을 덜했다"며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가 살아나는데 보호하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금리 열매만으로는 더 이상 힘들다 금리하락과 부채축소 노력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이제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시각이다. 금리가 더 하락하기도 힘들거니와 추가 하락한다고 해도 기업 수익성에 더 이상 도움 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이차장은 "금리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더 이상 어려워 보인다"며 "콜금리 인하의 경우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으로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으나 금리를 더 내린다고 해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T부문의 경우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휴대폰이나 컴퓨터업체들의 경우 경쟁이 워낙 심해 영업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대로는 안되고 디지털 부문이나 아날로그 부문 모두 계속해서 연구개발을 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콜금리를 인하했다가는 금융시장에 거품만 만들고 실물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역효과가 커질 것도 한국은행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 다른 관계자는 "내수부진은 구조적인 문제로 금리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현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추면 일부 약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소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신용불량자 제도 없애고 감세정책을 펴고 있는 등 대책을 내놓았고 어떻게 보면 그것 자체가 구조조정인데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오히려 역행하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대책은 지켜보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것도 조금 지원하면 경쟁력이 회복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 도저히 안되는 기업까지 끌고 가자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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