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오전 콸라룸푸르 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아세안 FTA 체결을 주 내용으로 하는 `한-아세안 포괄적 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협정문`에 서명했다.
기본 협정은 한-아세안간 상품과 서비스, 투자, 협력 등 FTA 포괄분야 및 분야별 협상 일정을 명시한 일종의 우산(Umbrella) 협정. 양측은 상품무역협정, 서비스 및 투자 자유화협정, 분쟁해결제도협정 등을 내년 말까지는 모두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상품분야 협상은 지난 9일 한-아세안 통상장관회의에서 한국과 태국을 제외한 9개국이 합의한 상품자유화방식(Modality)에 이어 내년 초까지 각국이 상품분야 양허안을 작성해 교환하고, 양허협상이 마무리되면 4월에 정식 서명, 7월1일 발효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선 특히 지난 9일 한-아세안 통상장관회의에서 태국이 쌀 자유화 제외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최종 결정을 연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쌀이 사실상 관세 철폐 대상인 40개 품목에 포함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내년 초까지 FTA 상품분야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정상회의에선 서비스, 투자 협정이 서명될 수 있도록 한국과 아세안 양측이 성의있는 노력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통상장관회의에서 개성공단 생산제품에 대해 특혜관세를 부여키로 해 합의해 준 아세안 국가들에 감사를 표하고 "정상들의 정치적 결단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장기적으로 북한의 개혁, 개방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또 아세안의 공동번영과 회원국간 개발격차 해소 문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아울러 아세안이 내 정보화 접근센터 설치 등 정보기술(IT), 중소기업 분야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협상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반도에 조속히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아세안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북핵문제와 관련된 내용은 이번 `한-아세안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에도 반영됐다.
노 대통령은 이어 KLCC에서 압둘라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 주최로 열린 아세안+7개국 정상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14일 첫 회의를 가질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가할 16개국 정상 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회의 의장 빈객(賓客, Guest of Chair) 자격으로 초청돼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