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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으로 1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는 고액 피해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대 이하 젋은 층이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사례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고령층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젊은 층도 피싱범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총 피해자 수는 10.2% 감소했으나, 1억원 이상 피해자는 95명으로 전년보다 69.9% 증가했다. 1000만원 이상 피해자도 1053명으로 29.3%나 늘었다. 특히 1억원 이상의 초고액 피해자의 경우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 수법에 당한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1인당 피해 금액도 2억3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고액 피해자 증가에 따라 1인당 피해액도 2022년 1130만원에서 1710만원으로 뛰었다.
작년 연령별 피해 금액을 보면 60대 이상이 704억원(36.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560억원·29%), 40대(249억원·12.9%)가 뒤를 이었다. 30대는 231억원(12%), 30대는 188억원(9.7%)이었다.
사회 초년생인 20대 이하 피해자 대부분(1579명·85.2%)은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 수법에 당했다. 주택·생활 자금 수요가 많은 30~40대는 대출 빙자형에 취약했다. 금융회사를 사칭해 저리로 대환 대출이 가능하다며 기존 대출 상환이나 수수료 선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30대 피해자의 62.9%, 40대 피해자의 69.1%가 이 수법에 당했다. 50·60대 이상은 가족 등을 사칭한 메신저 피싱에 의한 피해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정부기관·금융회사를 사칭한 미끼 문자를 차단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업해 ‘안심 마크’ 표기 확대를 추진한다. 이는 금융회사가 발송하는 문자에 안심 마크를 붙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현재 23개 금융회사가 이용 중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권과 수사기관으로 이원화된 피해 신고·지급 정지 절차도 경찰청 내 통합신고대응센터로 일원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