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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진정으로 혁신을 하고 싶다면, 그동안 오만하게 휘둘러왔던 법사위부터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오만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법사위 장악을 통한 입법폭주”라며 “온갖 악법이 민주당의 다수 의석과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손을 거쳐 날치기 통과되었다. 법을 법답게 벼려내야 할 법사위는 날치기 사주 위원회, 즉 ‘날사위’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9일로 전반기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의 임기가 끝나 국회는 문을 닫은 상태다. 원 구성 협상을 거쳐 후반기 국회가 문을 열어야 하지만 아직 새 의장을 선출하기 위한 본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 전 원내대표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만약에 민주당이 이 합의(법사위원장 반환)를 또 지키지 않으려 그러면 결국 소탐대실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정말 자멸의 늪에 더 깊게 빠져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2년 동안 국회의 관례를 무시하고 독차지했으니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이 맡는다고 요구했고, 최종 합의안에 국민의힘이 맡는다고 딱 명시해 놨다”면서 “그런 합의 과정들을 거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걸 지키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여야는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민주당에서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는 게 관례’라는 이유를 들며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계속 차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심 이반을 확인한 민주당이 또 다시 원 구성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 ‘합의 뒤집기’ 덧에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법사위원장을 양보해서라도 ‘국회 독주’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지선을 생각보다 더 많이 졌다”면서 “민심이 이렇다고 한다면 협상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