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에서 해리포터까지… 그 숨결을 찾아서

영국 문학기행, 작가와 작품의 고향
  • 등록 2007-02-02 오후 3:56:31

    수정 2007-02-02 오후 3:56:31

[조선일보 제공] 끝없이 펼쳐진 고원 지대. 짙은 보라색 히스꽃으로 뒤덮힌 황무지 무어(moor) 위로 스산한 바람이 몰아친다. 한기를 느낄 정도이지만, 간간히 뿌려대는 가랑비를 그냥 맞는 분위기도 제법이다. 여기가 바로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틈만 나면 달려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바로 그곳이란 말인가. 에밀리 브론테(1818∼1848)의 편집광적 무어 사랑은 ‘폭풍의 언덕’이란 가슴시린 러브 스토리를 뿜어내게 했다.

북(北)잉글랜드의 소도시 하워스는 샬롯·에밀리·앤 등 브론테 세 자매의 문학 성지다. 곳곳에 이들의 유적이 남아있다. 문학적 영감을 받으며 산책했다는 브론테 웨이, 브론테 폭포, 브론테 다리 등. 40세도 되기전에 숨을 거둔 이들은 집 주변의 무어를 배경으로 상상의 나래를 폈다. 로체스터 백작과 고아출신 제인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제인 에어’ (샬롯)나 ‘아그네스 그레이’(앤)도 사랑받는 작품들이다.

차를 돌린다. 하워스에서 북서쪽으로 차를 타고 2시간 남짓 달리면 호수지역(Lake District) 국립공원이 나타나고, ‘도브 카티지’ 등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1770∼1850)의 생가가 자리잡고 있다.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나니(무지개) 초원의 빛,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하여도 우리는 서러워 말자(초원의빛). 산들 사이로 그림엽서같은 수십개 호수와 주변에 양떼가 거니는 곳. 워즈워드는 호수지역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 베아트릭스 포터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는 니어소리에는 영화 ‘미스 포터’의 주인공 베아트릭스 포터(1866~1943)가 피터래빗과 퍼들덕을 그린 집인 ‘힐탑’이 관광객을 반긴다. 마치 피터래빗이 살아 움직일듯 녹색의 평화로운 언덕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이번에는 저멀리 남서쪽으로 내려간다. 데본 지방에 있는 스산한 다트무어 국립공원은 아더 코난 도일 경의 괴기 추리극 ‘바스커빌가(家)의 개’의 배경이다. 새벽에 차를 몰고 다트무어로 진입할 땐 자욱한 안개가 끼어있어 미지의 세계로 이끌리는 느낌이다.


다시 동쪽. 토마스 하디(1840∼1928)는 웨섹스의 전원지방 도싯을 배경으로 ‘테스’와 근친상간을 다룬 ‘주드’를 썼다. 그의 작품은 비극적 결론이 적지 않다. 그래서 하디의 자연을 악의적이라고 하나보다. 도싯에서 동북쪽 런던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햄프셔 초튼은 또다른 문학 성지다. 목사의 딸로 태어난 제인 오스틴(1775∼1817)은 ‘오만과 편견’과 ‘엠마’ 등을 통해 여성 특유의 섬세한 심리를 다룬 작품으로 세계를 흔들었다.
▲ 스코틀랜드 중서부 지방에 있는 신비스러운 샤이얼 호수.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성의 배경이 되었다.
이제 다시 런던을 거쳐 서북쪽 M40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간다. 옥스포드를 지나 20분쯤 더 가면 나오는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생가는 몇번의 개조를 거쳐 전세계 관광객을 맞고 있다. 특히 성탄절에 스트랫포드는 화사한 전구들로 도시 전체가 뒤덮힌다. 저 멀리 북쪽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딘버러 시내에 있는 ‘엘리펀트’란 찻집은 무명작가 조앤 롤링(1965~)이 구석에 앉아 ‘해리포터’를 지은 곳이다. 에딘버러에서 북서쪽에 있는 샤이얼 호수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 학교의 배경으로 영화에 나온다. 영국 관광청 홈페이지(www.visitbritain.com)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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