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과 애플, 화려한 실적 이면의 그늘

  • 등록 2012-08-08 오후 3:39:14

    수정 2012-08-08 오후 4:28:38

“삼성전자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중국 업체가 근로자들에게 애플보다 열악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8일 미국 비영리 기구인 중국노동감시기구(CLW)의 발표를 인용한 한 외신의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 보도에 따르면 CLW가 지난 6~7월중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DVD플레이어를 위탁 생산하는 HEG일렉트로닉스 공장을 조사한 결과 16세 이하 미성년 근로자 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일반적인 성인들과 동일한 업무 강도로 일하고 있지만, 급여는 일반 근로자의 70%에 불과하다. 특히 HEG는 공장 노동자들에게 애플 제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법정 일일 노동시간인 8시간보다 3~5시간씩 더 일하게 해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CLW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생산하는 팍스콘을 조사해 유독성 폐기물의 불법처리· 미성년자 고용 등을 들춰냈던 곳이다. 당시 애플의 팀 쿡 CEO는 “명백한 오보”라고 부인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나자 직접 중국 팍스콘 공장을 방문해 근로환경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보도가 더 눈길이 가는 것은 공교롭게도 삼성, 애플 두 회사가 올 2분기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싹쓸이 하며, 영업이익을 독차지한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투자기관인 캐너코드 제누이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의 108%를 가져갔다. 100%를 넘어 108%에 이른 것은 영업 손실을 기록한 노키아(-5%), RIM(-3%), 모토로라( -2%) 등의 마이너스 실적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삼성과 애플의 성공 이면에 중국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면 ‘사상 최대 이익’이 반가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화려한 성적표 뒤에 드리운 그늘이 너무 짙어 보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하청업체의 근로조건 개선은 뒷전인 채, 시장을 더 먹겠다며 2년째 법정에서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번 깍여진 기업의 이미지는 다시 회복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탐욕스런 눈앞의 이익만을 좇다가 미래를 잃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두 회사는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윤종성 기자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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