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對 멕시코 투자 급증…美 고율 관세 회피 목적

中기업,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후 멕시코 투자 급증
작년 직접투자액 8000억원… 전년比 76%↑ '역대 최고'
美국경 인접한 누에보레온주에 공단·주거단지 조성 등
美보다 저렴한 인건비…USMCA 활용 무관세 혜택 노림수
  • 등록 2022-08-17 오전 11:16:13

    수정 2022-08-17 오전 11:16:1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제조업 대기업들이 지난해 멕시코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부과한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에 조성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공업단지.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캡쳐)


中, 작년 멕시코 직접투자 8000억원…전년比 76%↑‘역대최고’

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멕시코 직접투자액은 6억 630만달러(약 7944억원)로 전년대비 76% 급증,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9번째 많은 금액으로, 8위인 한국(6억 8470만달러)을 바짝 뒤쫓았다.

트럼프 전 행정부가 2018년 7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멕시코를 대미(對美) 수출 거점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처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평균 19.3%로 미중 무역전쟁 이전보다 6배 가량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중 관세 적용 비중도 0%대에서 66.4%로 확대했다.

이에 중국 제조업 대기업들은 멕시코에 대규모 공업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약 20개사가 현지 기업들과의 공동 투자 등을 통해 공단을 조성하고 있으며, 공장을 완공한 10개사는 이미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는 레스토랑, 호텔, 주택단지 등도 건설되고 있어 총 투자액은 약 12억달러(약 1조 5722억원)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멕시코에 직접투자한 중국 기업은 총 1289사에 달한다.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곳은 미국 국경과 가까운 누에보레온주(州)다. 이 지역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는 2015~2018년 연간 1~2건에 불과했으나, 2020년 7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8건으로 늘었다. 중국 소파 제조업체 중위완가구(中源家居)는 올해 4월 누에보레온주에 생산 거점을 신설하면서 “국제 무역장벽을 효과적으로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 가전 및 가구업체들이 가장 활발하게 멕시코에 투자하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 9월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이듬해 관세율을 25%까지 끌어올렸는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가구 등 소비재가 관세 부과 대상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중국 가전 대기업 하이센스는 2억 6000만달러를 들여 냉장고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홍콩 가구업체 만와(敏華) 홀딩스는 3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잔디깎이 제조업체 닝보다예가든머시너리(寧波大葉園林設備)는 이달초 누에보레온주에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美보다 저렴한 인건비…USMCA 활용해 무관세 혜택 노림수

미국에 직접 공장을 짓는 것보다 멕시코를 선호하는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다. 멕시코의 평균 최저임금은 하루 약 170페소(약 4000원), 미 국경 인근 지역도 하루 약 260페소(약 6100원)에 그친다.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약 9500원)지만, 대다수 지역에서 더 높게 책정하고 있다. 미국 근로자의 시급이 멕시코의 하루 급여보다 많다.

저렴한 인건비를 토대로 2020년 발효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활용, 북미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율 등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중국에서 부품 등을 조달한 뒤 멕시코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멕시코의 대중 수입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1010억달러로 5년 전보다 50% 급증했다. 멕시코의 대미 수출에서 중국이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같은 기간 멕시코의 대미 수출액은 3989억달러로 늘었다.

중국 기업들이 올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엄격한 봉쇄조치로 공급 차질을 겪었기 때문에 생산 기지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멕시코 투자업체 인베스트 몬테레이는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진 2018년 이후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현재도 70곳이 넘는 중국 기업이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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