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지정에 대해서 관심 없다. 나한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해외 진출은 게임, 웹툰, 이모티콘 등 우리가 잘 하는 것으로 성과 내고 싶다. 메신저와 포털은 아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취임 2주년을 맞아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최근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과 네이버·카카오를 둘러싼 기업 동일인(총수) 지정, 해외 진출에 대한 언급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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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임 대표는 그동안 ‘은둔형’ CEO로 불렸던 배경을 기자들에 설명했다. 임 대표는 올해 중반까지 교체설에 시달린 바 있다. 임기 초에는 집단 경영진 체제를 가동했다. 임 대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는 “외부에서 선임된 대표가 바깥에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봤다”며 “내부에서 변화를 이끌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내 수많은 사업이 있는데 아직 잘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서 멋있는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게 크루(카카오 직원)들에 온당치 않다고 여겼다”며 “올해는 성과가 나오고 있고,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리더십을 질타했던 언론에 대한 언급도 간접적으로 했다. 그는 “사실 작년이나 올해나 (본인이) 변한 게 없다”라며 “최근 들어 긍정적인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그간 진행했던 뒷단의 변화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서 ‘뒷단’은 이용자들은 볼 수 없는 서버, 개발 인프라, 서비스 기획 등을 포괄한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들어 실적이 반등했다. 매출(연결기준)은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 급증했다. 답보상태였던 광고 비즈니스도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가도 올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1월초 7만원대 후반이었던 주가는 9월 21일 14만원대를 찍었다. 8개월여만에 무려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총수 지정 관심 無, 해외 사업은 콘텐츠로”
해외 진출에 대해 임 대표는 “이모티콘, 웹툰, 웹소설 등 한국이 잘하는 것을 갖고 해외 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콘텐츠 사업에서 해외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자신감의 바탕에는 최근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재팬의 성과가 깔려 있다. 카카오재팬은 웹툰 서비스에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접목했다. ‘최신작은 유료, 3일 기다리면 무료’ 식의 부분 유료화 모델이다.
게임에서도 의미있는 성과가 나고 있다. 대형 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은 북미와 유럽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우리나라 중견 게임사 블루홀이 출시한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그 기록을 깼지만, 카카오 내에서는 대표적인 게임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임 대표는 카카오의 주력 서비스인 카카오톡과 다음은 아직 해외 진출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정 국가에 두번째 메신저는 의미가 없다”며 “검색 등 포털 영역도 구글이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