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 누워” 간병인 폭행… 말기 암 환자는 때리지 말라며 빌었다

  • 등록 2022-01-19 오전 11:12:39

    수정 2022-01-19 오전 11:12:3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아들은 비통함에 울분을 토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면회가 막힌 한 병원에서 말기 암 환자인 아버지가 간병인에 폭행당했다는 연락을 받으면서다.

(영상=CBS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8월 암 선고를 받은 후 체력이 많이 약해져 항암치료도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재활병원에 입원해 지난해 11월 말 간병인을 소개받았다.

당시 간병인은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2년 전에도 이 재활병원에서 일했다”라며 “병원 간호사나 다른 간병인에게 물어보면 내가 얼마나 일을 잘했는지 알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아들 A씨는 그를 믿고 전적으로 아버지의 간병을 맡겼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달 말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연락을 받았다. 연락을 한 이는 “아버지가 폭언과 폭행을 당하고 있다. 너무 불쌍하고 안됐다”라며 폭행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전달했다.

영상에는 간병인이 A씨의 아버지에게 “누워, 누워”라며 강압적으로 말하거나 A씨 아버지의 머리를 거칠게 밀어 강제로 눕히고는 두 팔로 제압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영상에는 A씨의 아버지가 간병인에게 때리지 말라며 두 손으로 비는 모습도 있었다.

이를 본 A씨는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울분을 토해냈다”라며 “아버지가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니까 죄스럽고 상처를 드린 것 같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A씨는 바로 간병인에 항의 전화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간병인은 “나는 그런 일이 없다”라며 “콧줄 뽑고 이마를 눕힌 것밖에 없다. 억울하다”라고 주장했다. 뻔뻔한 간병인의 태도에 A씨는 “그날 저희한테 사과라도 했다면 고소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라며 “바로 경찰서에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간병인은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했으며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를 통해 합의를 요구해왔다고 한다. A씨는 “절대 합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간병인이 병원에서 그만두고 옆에 다른 병원에서 간병일을 한다고 들었다”며 “저희가 병원 측에 ‘이 간병인이 또 일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얘기했고, 해당 병원에서는 일할 수 없게 된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면회 자체도 안 되는 상황인데, 가족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간병인과 병원을 믿고 환자를 맡길 수밖에 없다”라며 “개개인이 간병인을 구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복지정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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