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0% 앞서도 안심할 수 없다" 오세훈의 속내는?

"여론조사와 투표율은 달라. 투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2016년 정세균에 10% 이상 앞섰지만 투표 결과 12%P로 패배
한명숙 전 총리와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낙승 예상했지만 0.6%P 신승
여론조사서 집계되지 않은 '샤이 민주당' 표심도 변수
  • 등록 2021-03-29 오전 11:00:00

    수정 2021-03-30 오전 8:18:4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여론조사를 믿지 않습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최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경계심을 보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무려 20% 포인트 가까이 차이 나는 압도적 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라이벌인 박영선 후보에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코 자만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선거운동 초반이긴 하지만 지지율로만 본다면 사실상 판세가 기운 셈이지만 오 후보는 여유를 부리기보다는 보다 신중한 모양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김종인·오세훈, 여론조사 우위 경계론…과거 역전패 트라우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25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여론조사에 만족하지 말라”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날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날이었다. 이번 재보궐 선거의 핵심인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박형준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들뜬 분위기를 누그러뜨린 발언이었다.

그렇다면 왜 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경계심을 드러냈을까? 대표적인 이유는 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결과의 괴리다. 과거 오 후보는 여론조사와 상반된 투표 결과를 여러 차례 경험했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2016년 총선 종로 선거다.

당시 오 후보는 정세균 민주당 후보(현 국무총리)와 종로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여론조사의 분위기는 오 후보의 낙승을 예고했다. 현재 서울시장 보궐선거처럼 오 후보는 정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여유 있게 앞서 있었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오 후보는 정 후보에게 오히려 약 12%포인트 차이로 졌다. 여론조사와 정반대의 결과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 후보는 앞서 지난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게 20% 포인트가량 앞서 있었다. 오차범위를 넘어선 압도적 우세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오 후보는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듯 보였다. 다만 개표 결과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오 후보는 한 후보에게 불과 0.6%포인트로 신승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양천로 증미역사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조심 또 조심’ 오세훈, 샤이 진보 출현 등 막판 변수 무시못해

과거의 이런 경험 탓에 오 후보는 선거유세 중에도 여론조사 결과에 기대해선 안된다고 종종 말했다. 특히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포함해 2020년 21대 총선 결과로 민주당이 조직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만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서울 25개 구청장 중 서초구청을 제외한 24개 구청장을 장악한 상태다. 또 서울지역 49개 지역구 의원 중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41개 지역구 의원을 보유한 상황이다. 조직력 면에서만 본다면 국민의힘과 비교할 때 비교불가의 상황이다.

이때문에 오 후보는 지난 26일 서울 가리봉동 도시재생사업 현장 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지지율이 (박 후보와) 15~18%포인트 차이 난다는 여론조사를 전혀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산구 유세장에서도 “제가 지지율이 앞선다는 뉴스 보셨나. 그거 보시고 기분 좋죠?. 전 그런 뉴스 보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며 “여론조사와 투표율은 완전히 다르다. 선거하는 날 투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다. 투표율이 높지 않다. 현재 박빙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특히 보궐선거는 법정 공휴일이 아니라 평일이라는 특성 탓에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그의 위기의식은 더욱 커졌다.

아울러 ‘샤이 민주당 표심’도 변수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처럼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은 표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샤이 민주당 표심이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여론조사의 정확도가 높아져서다. 법 개정으로 이동통신사가 임의로 생성한 가상의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게 가능해짐으로써, 여론조사의 정확도를 보완한 무선 조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총선에서는 일부 박빙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론조사가 승패를 대체로 정확히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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