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선포...비임상 시장 진입할 유력 플랫폼은?

EU “동물실험 폐지 기조...2025년 로드맵 발표 계획"
올초 美도 동물실험 없이 의약품 허가 가능케 해
‘MPS·오가노이드’ 부상...“품질, 생산 등 허들 넘어야”
  • 등록 2023-08-08 오후 2:13:02

    수정 2023-08-08 오후 3:00:40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집행위)가 최근 화장품부터 의약품까지 각종 제품의 개발과정에 포함된 모든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입법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화학생물학적 물질의 독성이나 효능 평가를 위한 미세생리시스템(MPS) 또는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한 플랫폼 기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 중 멥스젠과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이 관련 플랫폼의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공=게티이미지)


EU “동물실험 폐지 기조...2025년 로드맵 발표 계획”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각국 시민사회단체들은 화장품 및 의약품 등의 개발 과정에서 남용될 수 있는 동물실험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이에 미국이나 EU 등 주요국에서 새로운 규제 시스템의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EU 집행위는 “규제 목적의 모든 동물실험은 단계적으로 폐지돼야 하며, 이는 장기적인 목표다”며 “동물실험이 아닌 방식으로 유해성과 안전성을 판별하는 과학적 기술의 발전이 동반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공식의견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EU시민발의제도’(ECI)를 통해 제기된 청원에 대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공식 의견을 통해 EU 집행위는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내년에 회원국에 공유할 예정이다. 이후 유럽화학물질청(ECHA), 유럽의약품청(EMA) 등 관계 기관 및 기타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2025년 1월경 최종 계획을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2023 통합세출법에 따르면 역시 동물실험 없이도 의약품의 신규 허가 신청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며, 이를 위해 80여 년 만에 식품의약품화장품법을 개정해 그 근거를 마련했다.

‘동물실험을 진행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비임상 CRO)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화학 또는 생물학적 물질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의 시도만큼 동물실험 관련 CRO 규모가 꾸준히 증가해 왔다”며 “EU나 미국 등 주요국에서 장기적인 목표 수준에서 언급했지만, 모든 동물실험 수요를 뒷받침할 만큼 대체 기술이 성숙되진 못한 상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바이오산업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세계 비임상 CRO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67억 달러(당시 한화 19조1050억원)에서 매년 11%씩 성장해 2027년경 3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기간 전체 CRO에서 비임상 부문은 25~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바이오텍 중 멥스젠과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각각 미세소관시스템(MPS)과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 및 효능 평가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제공=각 사)


급부상하는 ‘MPS·오가노이드’...“품질, 생산 등 허들 多”

이 같은 CRO 시장을 뚫기 위해 논의되는 유력한 기술이 3차원 MPS이나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한 비임상 또는 임상 평가 플랫폼들이다.

MPS는 세포나 조직을 칩 위에 올린 생리적인 환경을 모사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 흔히 ‘생체조직집’으로 불린다. 반면 오가노이드는 인체 조직과 유사하게 만든 세포의 집합체를 뜻한다.

이를 활용하면 화학물질이나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독성이나 효능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멥스젠이 혈액뇌관문(BBB)을 모델링하는 ‘MEPS-BBB’ 등 다양한 MPS를 개발하고 있다.

또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질환별 독성 효능 평가용 플랫폼 ‘오디세이’를 서비스를 구축하는 중이다. 일례로 ‘오디세이-온코’는 말기 암 환자 맞춤형 오가노이드를 생성해, 투약할 항암제의 부작용이나 효능을 미리 측정하는 데 적용된다. 회사에 따르면 이를 통해 평가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 이미 임상 1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희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연구원은 “동물실험이나 임상에서 투여경로나 용량, 오프타깃 이슈 등을 도출하게 되는데, 이는 오가노이드와 같은 생체밖에 일부 세포나 조직으로는 분석하기 어렵다”며 “기존의 CRO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할 기술은 아니며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도 “희귀질환, 뇌질환 분야는 동물모델이 없거나 이를 생성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며 “이런 분야에서부터 MPS나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하는 평가 플랫폼에 대한 규제 기준이 먼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MPS나 오가노이드 플랫폼의 상용화에는 아직 걸림돌도 많다. 최낙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은 “규제적인 측면에서 MPS나 오가노이드의 품질을 따질 수 있는 기준이 아직 없고, 현재 기술로는 수요를 감당할 만큼 대량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연구 지원부터 규제 마련을 위한 논의 등도 국내에서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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