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12일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일하며 그의 형사재판에 관여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어렵게 성사된 만큼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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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10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화요일 날(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는지를’ 묻는 질문에 “화요일 날 오후 2시인가 4시인가, 아마 오후에 일정이 잡힌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 예방 소식을 전했다. 윤 당선인은 1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둘째 날인 12일 안동 중앙시장에 들른 뒤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을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17년 탄핵정국 당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지난달 퇴원한 후 새로 마련한 대구 사저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한 날 서일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보내 퇴원 축하난을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님의 건강이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시길 기다리며 대구 경북 방문을 연기해왔는데,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음 주라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라는 뜻을 서일준 실장을 통해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에서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 해묵은 감정을 씻어낼지가 정치권의 관심이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다음달 10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참석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되면서 윤 당선인 측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연락을 주고받으며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이 만나는 일정을 물밑에서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쳐왔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돼 사저로 가시게 돼 다행”이라면서 “내주부터 저도 지방을 가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을 가지고 있다. 건강이 괜찮으시다면 찾아뵐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