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발언에 美국채 금리 출렁…잠 못드는 '영끌족'

10년물 국채금리 5% 돌파, 2007년 이후 처음
기준금리 그대로지만, 은행채 등 자금조달 금리 상승 압박
주담대 금리 더 오르나…대출자 이자 부담 커질 듯
  • 등록 2023-10-20 오후 2:39:14

    수정 2023-10-20 오후 2:39:14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로이터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발언하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뛰어넘었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미국 채권 금리 상승으로 국내 대출 금리도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 높고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내기에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아직 긴축 정책을 풀 때가 아니라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파월의 긴축 입장에 시장은 크게 반응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한 것이다. 미 국채 금리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면서 잠시 떨어지기도 했지만,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와 소매 판매 등 고용·소비 지표가 강하게 나오면서 상승했다. 거기다 파월의 발언이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문제는 미 국채 금리 상승은 다른 나라 국채에 영향을 주고,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은 은행채 등을 발행해 돈을 빌려 오는데 이런 자금조달 금리가 오르면 결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대출 금리도 오르게 된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시중은행 대출 금리 인상이 끝나길 기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여기에 작년 말 ‘레고랜드 사태’ 당시 출시됐던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와 은행권 수신 경쟁에 불이 붙은 것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어느새 연 4%대가 대세가 됐다.

이처럼 가계대출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다 투자한다는 뜻)’의 시름도 깊어질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은행 조달 이자의 평균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9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보다 0.16%포인트 상승한 3.82%로 집계됐다. 석 달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코픽스는 주담대 변동 금리 기준이 된다.

주담대 고정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무보증·AAA)도 지난달 첫째 주 4.3%대였으나, 이달 들어선 연고점(4일·4.795%)을 찍으며 4.8%에 근접했다. 지난 19일 기준 4.775%다.

이미 주담대 변동 금리 상단은 연 7%를 넘어선 상태다. 상당수 차주에게 적용되는 하단마저 4% 중반대로 올랐다. 이날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5~7.14%로 일주일 전(연 4.17~7.14%)보다 하단이 0.38%포인트나 뛰었다. 약 두 달 전(8월 21일·연 4.05~6.05%)에 비하면 하단은 0.5%포인트, 상단은 1.08%포인트 올랐다. 고정 금리도 연 4.14~6.73% 수준으로 상단이 연 7%를 바라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레버리지(빚)를 내서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혹시 다시 예전처럼 (연) 1%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으로 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경고를 드린다”며 ‘빚투족’에 경고를 던지기도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