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인상 부담 가중…물가 여전히 높은데 경기침체 현실화

유로존 작년 4분기 이어 올 1분기도 GDP 0.1% 역성장
독일·아일랜드 등 주요국 마이너스 성장 반영한 영향
ECB, 여전한 물가 고공행진속 금리인상 부담 확대
시장 전망은 엇갈려…9월부터 동결 Vs 긴축 지속
  • 등록 2023-06-09 오후 3:35:04

    수정 2023-06-09 오후 3:35:0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인지, 조만간 중단할 것인지를 두고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2분기 연속 역성장하며 경기침체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ECB 주요 인사들이 물가 안정을 강조함에 따라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사진=AFP)


8일(현지시간) CN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올해 1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전분기대비 0.1% 성장)와 달리 역성장한 것으로, 작년 4분기(-0.1%)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경기침체가 현실화했다는 진단이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면 기술적으로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한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을 비롯해 아일랜드, 네덜란드, 그리스, 리투아니아, 몰타 등의 올해 1분기 GDP가 당초 예측보다 낮아져 유로존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고 CNBC는 설명했다. 독일은 작년 4분기(-0.5%)에 이어 올해 1분기 0.3% 역성장해 침체에 빠졌다. 아일랜드는 올해 1분기 4.6% 마이너스 성장해 추정치(-2.7%) 대비 크게 확대했다.

ECB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확인된 만큼 지금까지처럼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CNBC는 “경기침체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ECB의 추가 금리인상을 제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CB는 작년 7월부터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제로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3.75%까지 높아졌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선 ECB가 앞으로 0.5%포인트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오는 15일과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뒤 9월부터는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엄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가 올해 남은 기간 더욱 수축될 것”이라며 ECB가 올해 9월부터 내년 중반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6.1%를 기록해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했다. 이런 상황에서 ECB 주요 인사들은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것만으로는 정복을 선언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목표치인 2% 물가로 돌아가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좀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지난달 24일 ECB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당면한 최우선 사항은 인플레이션을 적기에 2%라는 중기 목표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에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근원물가가 정점에 달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며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ECB가 9월 이후에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긴 했지만 위축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데다,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중단했던 금리인상을 이달부터 재개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란 관측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CB가 금리인상 행보를 멈출 만큼 이번 경기침체가 극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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