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트 안 했네?"…제주 오픈카 사망 사건, 30대 男 '무죄'

재판부 "살인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 판단
  • 등록 2021-12-16 오전 11:42:09

    수정 2021-12-16 오후 12:56:4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음주 상태로 오픈카를 몰다 여자친구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살인 혐의에 대한 무죄가 선고됐다.

16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살인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동시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뒤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8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유튜브 채널)
A씨는 지난 2019년 11월 10일 오전 1시경 제주시 한림읍에서 오픈카 차량인 렌터카를 몰고 가던 중 사고를 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피해자는 차 밖으로 튕겨 나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지난해 8월 끝내 사망했다. A씨는 당시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18%의 만취 상태였다.

경찰은 A씨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나, 검찰은 A씨에게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A씨가 이별하자는 말을 B씨가 거부했다는 점과 사고 전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음이 울린 점, 사고 발생 19초 전 A씨가 B씨에게 “안전벨트 안 했네?”라고 묻자 B씨가 “응”이라고 대답한 점, A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14km까지 속도를 올린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A씨는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며 1차 공판에서 “술을 마시면서 기억을 잃었고, 운전한 기억도 없다”며 “사고 기억도 없고 술을 마시던 중간부터 기억이 끊겼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파손된 오픈카의 모습.(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유튜브 채널)
이날 재판부는 A씨의 살인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살인에 관한 점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위험운전함으로써 생명을 앗아가는 참혹한 교통사고를 냈다. 피고인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피해자인 B씨의 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동생이 머리를 크게 부딪쳐 뇌 수술만 5번, 갈비뼈는 부러져 폐를 찔렀고 쇄골뼈까지 어긋난 상태로 당시 총 10번의 대수술을 했다. 투병 9개월 만에 뇌 손상으로 그토록 아름다웠던 젊음을 펼치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고 호소했다.

그는 A씨의 유죄를 주장하며 “사고가 나기 전부터 사고가 나는 순간까지 1시간가량이 녹음된 녹취파일이었다. 녹취파일을 듣고 온몸이 떨려 쇼크를 받아 정신을 잃을 정도의 큰 충격이었다. 가해자가 ‘안전벨트 안 했네?’라며 동생에게 질문한 후 동생이 ‘응’하고 답하는 순간 가해자는 엑셀을 밟으며 굉장한 엑셀 굉음과 함께 동생의 비명소리로 끝이 났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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