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당 여성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광폭 행보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낮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여성 최고위원인 나경원 의원이 주선한 여성의원 오찬 모임에 참석했다.
박 전 대표가 당내 여성의원들과 식사를 한 것은 지난 2008년 9월 여성 초선의원들과의 점심 이후 2년 만으로, 나 최고위원의 초청에 박 전 대표는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에는 박 전 대표와 나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으로 복귀한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진수희 신임 보건복지부장관, 김옥이, 강명순, 박영아, 정옥임, 김소남 의원 등 계파를 떠나 여성의원 15명이 참석했다.
나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야당 시절 어려울 때 대표를 맡아 여성 정치인의 길을 열어줬고, 전재희 장관도 직을 잘 수행해 제일 잘한 장관으로 기록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진수희 장관도 장관이 된데다, 김소남 여성위원장이 당선됐고 최경희 의원도 비례대표를 승계한 상황에서 오찬을 하게됐다"고 모임 취지를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은 여성의원들이 만난다는 특색이 있긴 하지만 의원들이 만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면서 "평소에도 다른 분들이 다 이렇게 저렇게 만나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만남에 대한 특별한 의미 부여는 경계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농촌 지역의 노인이나 부인들이 일을 하다가도 갈 수 있는 물리치료실이 마을 곳곳에 마련된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진수희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전 대표 특유의 '유머'도 작렬했다.
박 전 대표는 경상도 할머니와 한 미국인이 버스를 기다리다 나눈 대화를 소개했고 이에 참석 의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는 또 "말이 느리고 긴 충청도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손 내밀면서 춤 추시지 않겠냐고 하는 말을 짧게 하면 어떻게 하는 줄 아느냐"며 "출껴?"라고 답해 의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모임을 정례화하자는 얘기도 오갔고 박 전 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친이 직계 초선의원 3명 등과 오찬을 한 박 전 대표는 지난 8일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기념회와 10일 대구시 당정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외부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아울러 15일에는 복지위 활동 당시 발의한 제2호 제정법인 제대혈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도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당 여성의원들과의 오찬 등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난달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회동 이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보폭 넓히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