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25번·생과Ⅱ 8번 ‘복수정답’ 인정(종합)

생명과학 복수정답으로 자연계 상위권 입시 혼란
추가 정답자 2만명...학력기준 미충족자 나올 듯
평가원장 사퇴..수능 출제·운영체제 개선위 발족
  • 등록 2014-11-24 오후 2:22:05

    수정 2014-11-24 오후 3:19:19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출제 오류 논란이 제기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했다. 평가원이 제시한 기존 정답을 고른 수험생과 새로 정답을 인정받는 수험생 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평가원은 24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제 오류 논란이 제기된 영어 25번과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해 모두 복수정답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영어 25번 문항에서는 기존 정답으로 제시한 4번이 아닌 5번도 정답으로 인정했다. 생명과학Ⅱ 8번에서도 기존 정답인 4번 외 2번도 정답으로 판정했다.

논란된 2개 문항 모두 복수정답 인정

영어 25번의 경우 출제에 참여하지 않았던 통계 전문가를 참여시켜 심사한 결과 ‘percent(%)는 백분율을 나타내는 반면 percentage point(%p)는 백분율 간의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⑤번도 정답으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도 3곳의 외부 학회(생화학분자생물학회·한국미생물학회·한국생물교육학회)에 자문을 구한 결과 ‘표현상의 문제로 해석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선택지 ㄱ과 ㄴ을 모두 ‘참’으로 판단하거나 ㄴ만 ‘참‘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복수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영어 25번 문항은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를 보고 틀린 보기를 찾는 문제다.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4번) 외에도 5번 보기가 틀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보기는 ‘휴대전화번호 공개 증가율’ 그래프가 2006년 2%에서 2012년 20%로 늘었는데도 이를 ‘18% 포인트‘가 아닌 ‘18% 증가했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퍼센트‘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특정한 양을 백분율로 표기한 것이기 때문에 퍼센트 간 차이를 얘기할 때는 ‘%포인트’로 기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출제오류 논란이 일었다.

생명과학Ⅱ 8번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과정을 묻는 문제다. 보기에서 옳은 것을 찾는 문제인데 평가원은 정답으로 ‘ㄱ, ㄴ‘이 포함된 4번을 제시했다. 하지만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ㄱ’ 항목에 이의 제기가 빗발쳤다. ‘ㄱ‘은 ‘젖당이 있을 때, 야생형 대장균에서 RNA중합효소는 조절유전자에 결합한다’고 돼 있지만 , 이는 보기의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답이 달라질 수 있다.

RNA 중합 효소가 프로모터에 결합한다는 것은 과학적 오류가 없다. 그러나 ‘ㄱ‘을 조절 유전자에 프로모터가 함께 포함된 것으로 봤을 때는 정답(4번)을 맞출 수 있지만 ‘ㄱ’에 프로모터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에 2번을 택할 수도 있어 복수정답으로 인정한 것이다.

김성훈 평가원장은 “출제체제 개선 등의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문항 오류가 재발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이 사과한다”며 “출제오류를 부른 문제점의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수능 출제 및 운영 체제 개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생명과학Ⅱ 응시 2만여명 추가 정답 인정

수능 복수정답 인정으로 향후 대입에 미칠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90% 이상이 기존 정답을 고른 영어 25번보다는 생명과학Ⅱ 8번에서의 복수정답 인정에 따른 파장이 클 전망이다. 현재 입시업체들이 예상한 해당 문항의 기존 정답률은 12.4%로 약 3873명이다.

여기에 2번 정답까지 인정되면서 정답률은 78%를 넘을 전망이다. 2번을 선택한 수험생은 약 2만552명으로 68.5%에 달한다.

해당 과목의 등급 컷도 1등급과 2등급에서 2점 이상 상승할 전망이다. 1등급 컷은 복수정답 인정 후 41점에서 43점으로, 2등급은 36점에서 38점으로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진학사는 이번 생명과학Ⅱ 8번 문항 복수정답으로 약 3448명의 수험생이 등급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위권인 1~2등급에서는 전체 평균이 높아짐에 따라 오히려 등급이 하락하는 수험생도 나올 전망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복수정답으로 인해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오히려 등급이 하락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험생이 증가할 수 있다”며 “정시의 경우 현재 최상위권 수험생(서울대와 의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응시하는 조합인 화학I+생명과학II에서 생명과학II의 복수정답으로 인해 변별력이 기존보다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원래 정답인 보기 4번과 오답인 보기 1,3,5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내려갈 것이며 등급도 커트라인 근처의 수험생들은 하락할 수 있다”며 “이번 복수 정답 인정으로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에 문제가 생기는 수험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도 “생명과학Ⅱ 복수정답 처리에 따라 4240명의 등급 상승이 예상 된다”며 “최상위권 학생들은 복수정답으로 인해 정시에서 불이익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동점자 처리기준까지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역대 출제오류 5번째···평가원장 사퇴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수능 출제 오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수능 문항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 검토 과정을 보완하는 등 최선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흠결가진 문항을 출제하게 됐고, 이로 인해 수험생 교사 학부모에게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며 “평가원을 대표해서 깊이 사과드린다. 저는 오늘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지고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1994년 수능이 도입된 이후 출제오류가 공식 인정된 것은 △2004학년도(언어) △2008학년도(물리) △2010학년도(지구과학) △2014학년도(세계지리)에 이어 올해(영어·생명과학)까지 5번째다.

2015학년도 수능 생명과학II 예상 채점자료(자료: 진학사)


▶ 관련기사 ◀
☞ 수능 복수정답···자연계 상위권 입시 대혼란(3보)
☞ 김성훈 평가원장 "수능오류 책임지고 사퇴"(2보)
☞ 수능 영어25번·생과Ⅱ8번 ‘복수정답’ 인정(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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