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집 문 뜯어놓고 사라져…법원 "불법 아니다" 황당 답변

등기부상 주소 의존해 오인 집행
압류 대상 채무자 1년여 전 이사
건물주 "사과 한마디 없어 고소" 분통
  • 등록 2024-05-30 오후 1:08:17

    수정 2024-05-30 오후 1:08:1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광주지방법원 애먼 사람의 집을 채무자의 집으로 오인해 주택에 강제 진입한 뒤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대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입자 주택 내부로 진입하는 집행관들(사진=연합뉴스)
28일 광주 광산구 장덕동 다세대 주택 소유주 A(50대) 씨의 연합뉴스 제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타지에 있었던 A씨는 현관문 앞에 놓아둔 반품 물건을 택배 기사가 가져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건물 CCTV 녹화 장면을 돌려봤다.

그런데 CCTV에는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신원 미상의 남성 5명이 A씨 거주지 바로 옆 세입자 주택 현관문을 부수고 내부로 진입한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이들은 2분여간 내부를 뒤진 뒤 부순 손잡이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사건을 조사한 지구대 경찰관들에게서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사진=연합뉴스)
알고 보니 집에 침입한 이들은 광주지법 소속 집행관들로 이들은 채무자의 물건(유체동산)을 압류하기 위해 세입자 주택에 강제 진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A씨 주택에 살던 압류 대상 채무자는 1년여 전 이사했고, 해당 주택에는 채무자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집행관들은 침입 사실을 숨기기라도 한 듯 현관 손잡이를 A씨 몰래 새것으로 교체하고 돌아갔다.

A씨는 결국 법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집행관실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그러나 광주지법 집행관실 관계자는 “민사집행법상 정당한 압류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며 “채무자의 주거지에 들어갔더라도 이를 알려야 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고 전했다.

집행관실 측 답변에 A씨는 계속해서 항의했고 상급자를 바꾼 집행관실 측은 결국 “알아서 해라. 바쁘니까 끊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집행관들이 오인해 남의 집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이해한다”며 “그러나 그런 실수를 하고도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태도가 화가 나 세입자와 상의해 주거침입죄나 손괴죄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지법은 “집행관의 업무처리가 규정에 맞게 처리됐지만, 민원인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부당하게 느낀 점은 충분히 공감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뒤늦게 사과의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현행 규정상 집행 과정에서 다른 채무자의 주거지에 들어갔더라도 이를 알려야 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관련 규정 개선을 검토하겠다” 밝혔다.

한편 집행관들이 등기부상 주소에 의존해 강제 집행을 하다 엉뚱한 사람의 집에 찾아와 뒤지는 일이 가끔 벌어지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한 규정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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