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의 시대, 이주민 증가에 따른 제도 마련 필요

국회서 이주민 정책 관련 토론회 잇따라 개최
내국인 인구 감소하는 반면 이주민 증가
인구 구성 변화에 따른 이주민 정책 변화도 감지
'다문화'로 포괄 어려울 정도로 이주민 가정 내부 구성도 다변화
미등록 아동 등 이주민 2~3세대의 적응 문제 대두
정부의 적극적 제도 개입 주목
  • 등록 2023-09-14 오후 1:59:48

    수정 2023-09-14 오후 1:59:48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한국 사회가 저출산과 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이주민 인구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주 국회에서 잇달아 열린 이주민 집단 관련 정책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 이슈가 집중 논의 돼 이주를 중심으로 한 인구학적 변화가 한국 사회의 당면 문제임을 실감케 했다.
광주 북구와 사단법인 한국나눔연맹이 지난 8월 개최한 다문화가족 캠프. 광주 북구 제공 사진
12일 국회에서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 문제 토론회’와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과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이주배경 청소년 사회진출 지원 정책 토론회가 연이어 진행됐다.

이 가운데 이주배경 청소년 지원정책 토론회에서는 이주배경 청소년들의 사회 진출과, 국내 인구 감소라는 인구학적 변동이 노동력 보존이라는 거시적인 맥락에서 동시에 다뤄졌다.

발제에 나선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 박민정 부연구위원은 비도시 지역에 집중된 인구위기 현황을 짚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인구 감소로 소멸위험이 있는 지역은 2000년 0곳에서 2022년 115곳으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인구 위기에 따라 정부 이민정책도 숙련 외국인력 자격 확대,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 등을 도입하는 식으로 변화해가고 있다. 종전까지 제한적인 관리 정책에 머물렀으나 노동력 부족 등 지역적 특성에 따라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이민정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특화 비자 시범사업은 현재 전국 28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취업이민인구보다 정주형 이민자가 늘어나는 추세도 이민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기준 취업이민인구보다 정주형 이민인구가 2배나 많은 실정이다.
12일 오후 열린 이주배경청소년 사회진출 지원 정책 토론회.
이 같은 정주형 이민의 증가는 곧장 한국 사회에서 사회진출의 경험을 하고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정착해야 할 이주 배경 청소년들의 취업 문제로 이어진다. 토론에서는 이들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사회 진출 과정에서 겪는 여러 문제가 소개됐다.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 청소년의 수가 이미 16만 명으로 10년 사이 4배 이상 증가한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개입이 요청된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국제결혼 가정 자녀, 외국인 노동자 자녀 등 기존의 ‘다문화 가정’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이주민 가정의 다양성 때문에 이주배경 청소년이라는 용어가 제안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이주민 대상 정책 역시 세밀하고 구체적인 안배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행정연구원 정동재 연구위원은 체류 외국인, 이주민 증가가 자녀세대 증가와 연계되는 점이 실증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이민자 2~3세대가 이주수용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고려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12일 오전 열린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 문제 토론회.
특히 정부가 ‘다문화가족지원법’으로 다소 좁은 범위의 다문화 가족 내 청소년을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정확한 추계도 어려울 정도로 이주배경 청소년의 가정 구성상 특성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거론됐다. 심지어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의 수도 상당해,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점 등도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됐다.

이들의 인권침해 문제는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 문제 토론회’에서 하나의 사안으로 논의됐다. 한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부모의 불법체류 자격 등으로 등록조차 되지 않은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은 2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등록되지 않은 인구의 추계 자체가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정확한 수치로 보기 어렵다.

토론에 나선 석원정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소장, 김사강 이주와인권연구소 연구위원 등 연구자들은 부모의 불법체류 등 자격과 무관한 최소한의 출생 등록을 허용해 건강보험 등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같은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의 인권 보호 사안이 한국정부에 대한 유엔의 권고사항이기도 할 정도로 국제적 인권 기준에 부합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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