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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m 정도 크기의 우주선인 보이저 1호가 235억㎞를 날아갔다”며 “100㎚(나노미터) 정도 크기의 엑소좀이 우리 놈의 원하는 조직까지 도달하려면 약 10㎞ 길이의 혈관을 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엑소좀이 혈관에서 약물을 원하는 조직까지 가서 탑재한 약물을 보내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 비례해서 계산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디뮨, CDV 활용한 약물전달 플랫폼 ‘바이오드론’ 보유
엠디뮨은 세포유래베지클(CDV)를 활용한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 ‘바이오드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바이오드론은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메신저리보핵산(mRNA), 펩타이드, 단백질, 케미컬(합성의약품) 등 다양한 약물들을 탑재한 나노 입자를 체내의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기술이다.
바이오드론에 활용되는 CDV는 바이오드론의 세포 압출 기술로 생산해낸 엑소좀으로, 자연적으로 분비된 엑소좀과 동일한 특성을 갖는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50~200nm(나노미터) 크기의 소포체(vesicle)다. 세포간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차세대 약물전달체로 각광받고 있다. 또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생체 친화적이고 특정 병변 조직에 타기팅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약물전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업화에 성공한 기술로는 mRNA 백신에 적용된 약물전달기술 지질나노입자(LNP)가 있다. LNP는 mRNA가 생체 내 효소 등에 의해 분해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세포막 투과 효율을 높인다. 최근 항암제 전달에 사용되는 항체약물접합제(ADC) 기술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약물전달기술이다.
배 대표는 “mRNA 백신 개발 성공으로 유전자치료제 시대가 도래했고, 앞서가는 글로벌 신약개발사들은 LNP를 대체할 차세대 유전자 전달 기술을 찾고 있다”며 “CDV는 생체 친화적이고 타기팅 측면에서 굉장한 강점이 있으면서 그 어떤 약물이든 탑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오드론의 핵심 경쟁력, 압출 기술로 생산성 ↑
엑소좀은 기존 약물전달체 대비 효능이 뛰어나지만 생산성이 낮다는 걸림돌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엠디뮨은 압출 기술을 사용했다. 세포에 압력을 가하면 엑소좀과 비슷한 크기의 나노입자로 쪼개지며 CDV로 전환되도록 한 것이다.
엠디뮨의 압출 기술에는 스위스 위탁개발생산(CMO) 기업 론자도 일찌감치 관심을 보였다. 론자는 2020년 11월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Startup Creasphere Program)에서 파트너사로 엠디뮨을 뽑았다. 이후 공동연구를 통해 바이오드론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배 대표는 “론자는 CMO 회사이다 보니 생산 기술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앞으로 신약개발 분야에서 엑소좀이 뜰 것 같으니 이를 생산하는 기술을 준비해놓으려고 했다”며 “당시 론자는 엑소좀의 낮은 생산 수율을 극복한 엠디뮨에 관심을 보이고 접촉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현재 론자가 바이오드론 기술을 활용해 엑소좀을 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엠디뮨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엠디뮨은 국내 엑소좀 기업 최초로 해외 기술수출도 성공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바이오텍 캐러밴 바이오로직스(CaraVan Biologix)와 CAR-NK세포 기반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배 대표는 “이제 라이선스 아웃의 계약 규모도 키우고 더 큰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준비들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배 대표는 “보이저 1호 사례도 들었지만 몸 안의 혈관을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곳으로 특정한 약물을 보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바이오드론 같은 기술이 나온다면 혁신적이고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엠디뮨이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은 약물전달기술, 더 나아가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며 “엠디뮨의 바이오드론 기술로 약물을 잘 전달해서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고통받는 난치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