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세…반도체 수출기업들 '강달러 반사이익' 사라지나

원·달러 환율 1440원 고점 찍고 1230원대 초반 하락
작년 삼성·SK 등 반도체 수출기업, 환차익 효과 컸는데
환율 하락세+경기침체…올해 실적부진 악화 우려
"기대환율 예측·유지 중요…환율변동 대비책 필요"
  • 등록 2023-01-20 오후 2:42:57

    수정 2023-01-20 오후 2:42:57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한때 1400원대까지 치솟던 환율이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최근 뚜렷한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강(强)달러 호황을 누렸던 우리 수출 기업의 경우 올해 이 같은 호재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경기 침체는 심화할 것으로 보여 실적 악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원/달러 환율이 약보합으로 출발한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뿐 아니라 올해에는 환차익으로 인한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판매대금을 달러로 받는 만큼 고환율일 때 반사이익이 생겨 많게는 영업익의 20%를 남기기도 했다. 달러 가치 상승에 대비해 수출 대금을 환전 없이 보유하는 외환 전략(래깅)도 가능해 환차익을 거두기 쉽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누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 영향은 달러화의 큰 폭 강세가 DX 사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부품 사업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이를 대폭 상회하며 전분기 대비 약 1조원 수준의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달러 강세로 매출에서 5000억원의 환차익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며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 안정세로 전환하며 올해 실적은 환차익 만큼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수출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가 어려웠지만 수출을 주력으로 하다보니 달러 강세가 실적에 순영향을 미쳤다”며 “올해에는 그만큼의 실적에 공백이 생길 것으로 보는 데다 경기침체로 실적 부진은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또다른 부품업계 관계자는 “환차익이 발생한 건 맞지만 부품을 조립하기도 해 그만큼 원자재를 구입하는 비용도 늘어나 결국 마찬가지”라고 했다.

반면 세트기업의 경우 환율이 안정되며 숨통이 트이는 모양새다. 그간 나날이 치솟는 환율 기준 원자재, 부품을 달러로 구매하며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가전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비용은 58조521억원으로 전년 동기(46조6039억원)보다 25% 증가했다. 가전사업의 비중이 큰 LG전자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비용도 20조65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조5411억원) 대비 18% 늘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환차익도 결국 기대하지 않은 이익이라 기업 입장에선 기대환율을 예측해 이를 유지하는 게 좋다”며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환율은 변동성이 커서 기업들은 도입단가를 고정하는 식의 선물거래를 강화하는 등 가급적이면 환율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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