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슈퍼 엔저'에 깊어지는 고민…외환시장 개입할까

달러·엔, 심리저항 152엔 넘어서면 실개입 가능성
152엔선 무너지면 155엔까지 엔저 가속화 전망
2022년처럼 구두개입→실개입→사후확인 진행할 듯
美인플레 지속…달러화 약세 위한 국제공조는 어려워
  • 등록 2024-03-28 오전 11:16:56

    수정 2024-03-28 오후 3:33:1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2엔대 진입을 계속 시도하면서 일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실상 실개입 외에는 ‘슈퍼 엔저’를 저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다. 실개입은 국제적 저항이 거세 일본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과거 ‘플라자 합의’와 같이 국제적으로 공조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위해 정책 공조에 나설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는 진단이다.

우에다 가즈오(왼쪽) 일본은행(BOJ) 총재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 (사진=AFP)


2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금융청·일본은행(BOJ)은 전날 밤 긴급 3자회의를 열고 급격한 엔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이 151.97엔까지 치솟으며 1990년 7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본 당국과 시장은 달러당 152엔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즉 152엔선이 무너지면 엔화가치가 달러당 155엔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 당국의 행보를 보면, 꾸준한 구두개입·경고를 통해 포석을 깔고 달러·엔 환율이 152엔을 돌파했을 때 ‘선개입·후보고’ 방식으로 실개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이 가장 최근에 실개입에 나섰던 2022년 9~10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달러·엔 환율이 150엔에 근접하자 일본 당국은 연일 구두개입에 나섰고 150엔을 넘어서자 약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총 9조 1000억엔 규모의 직접개입을 단행했다. 일본은 실개입 이후에야 미국과의 사전 합의 사실을 밝혔고, 미국도 보고를 받았다며 개입 용인을 확인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최근 달러·엔 환율이 152엔에 다가설 때마다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구두개입과 실개입뿐이다. 즉 ‘모든 선택지’를 언급한 것은 실개입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닛케이는 “2022년 엔 매수 개입 당시에도 스즈키 재무상이 ‘단호한 조치’라는 말을 사용했다”면서 “이에 시장에선 정부와 BOJ가 엔저를 억제하기 위해 엔화 매입·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개입은 일본 재무성이 설치·운영중인 ‘외환자금특별회계’ 자금을 통해 이뤄진다. 재무성은 단기증권을 발행해 금융시장에서 특별회계 자금을 조달하며, 민간은행이 이를 활용해 실개입을 진행한다. 엔화가 강세일 때는 주로 달러화 또는 유로화를 매입하고, 반대로 엔화가 약세일 때엔 엔화를 매입한다. 한도액은 일본 정부 예산 편성시 의회가 승인한다.

일각에선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였던 1985년 플라자합의 때처럼 국제적 공조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미 재무부가 달러화 약세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확률이 제로(0)에 가깝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및 환율 불안 등의 상황이 제각각이어서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도 공조 가능성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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