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장례식날 89세 아버지 폭행 살해한 아들…징역 30년

  • 등록 2023-01-17 오후 1:52:55

    수정 2023-01-17 오후 1:53:27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어머니 장례식날 부조금이 적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80대 아버지를 폭행해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김태업)는 17일 존속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56)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5일 새벽 부산 기장군 주거지에서 아버지 B(89)씨를 둔기와 주먹으로 때려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어머니 장례식날이던 24일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신 뒤 B씨의 주거지로 찾아가 부조금이 많지 않다며 B씨의 뺨을 2회 때렸다.

B씨는 A씨의 폭행을 피해 25일 새벽 달아났지만 뒤따라온 A씨로부터 평소 사용하던 90㎝ 길이의 나무 지팡이로 머리와 얼굴, 몸통 부위를 무차별 폭행당했다. A씨는 도망가는 B씨를 잡아 침대 등에 눕혀 폭행을 이어갔다. B씨는 2시간 동안 계속된 폭행 끝에 결국 숨졌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조언을 무시하고 매도한 부동산 주변 시세가 오른 데 대해 원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은 B씨 명의였다.

2015년 필리핀 국적의 아내와 결혼해 필리핀에서 살다 2021년 11월 귀국한 A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생활하던 중 의붓아들인 12세 아이를 폭행해 아동학대를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재판부는 “쇠약한 89세 노인이 무방비 상태에서 아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해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면서 “피고인은 진지한 참회나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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