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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전반 31분 짜릿한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방에서 브라질 수비수들과 치열한 경합을 이어간 황의조는 브라질 진영 페널티박스 안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재치있는 터닝슛으로 브라질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티아구 시우바(첼시)가 황의조의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황의조는 시우바를 몸싸움에서 이겨낸 뒤 절묘하게 돌아서 골믈 만들어냈다. 브라질 골키퍼 웨베르통(파우메이라스)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었다.
황의조는 골을 넣은 뒤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대는 세리머니를 했다. 그동안 부진한 팀성적과 개인적인 일들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한국 선수가 브라질 전에서 마지막으로 골을 기록한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11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2-3 패) 때 설기현과 안정환이 골을 터뜨린 이후 브라질 A매치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브라질 상대로 20년 만에 기록한 A매치 득점을 올린 주인공이 된 황의조는 이번 경기를 통해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얻었다. 비록 팀은 4골 차 대패를 당했지만 황의조의 골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4872명 축구팬들은 마음껏 함성을 지를 수 있었다.
후반 26분 나상호와 교체될 때까지 72분 간 그라운드를 누빈 황의조는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성을 받으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