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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018년 3월 정 후보자가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시작이 시작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정 후보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정 후보자는 또 “김 위원장이 ‘나는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말했느냐”는 물음에 긍정하며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완전히 보장된다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9·19 남북 정상합의 때도 해당 내용이 분명히 선언됐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안을 받아들였다면 상황은 크게 바뀌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플루토늄뿐만 아니라 삼중수소 등 북한의 아주 핵심적인 핵 프로그램을 제거할 수 있었다”며 “물론 농축 우라늄 문제도 있었지만 영변 핵시설을 수백, 수천 명의 전문가들이 들어가면 (이같은 문제는 상당히 해결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원인에 대해서는 “북한도 상당히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했고 협상력도 좀 미숙했다”며 “미국은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표하는 네오콘들의 ‘모가 아니면 도’라는 경직된 자세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인 위기가 맞물렸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하노이에 와 있던 당시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미국 하원에 출석해 그의 비리에 대한 폭로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회담 자체보다는 코언의 폭로에 계속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다만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정상회담이 무산된 이후에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협상을 이어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을 언급했다. 정 후보자는 “우리가 평가할 때는 북한은 아직 공개된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대화를 다시 살려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8차 당 대회와 지난해 열병식에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협상의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