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아 바이오브릭스 대표 "각막 기술 독보적...유나이티드보다 인공심장 먼저 만들겠다"

바이오잉크 자체 개발...개발 가능한 기술도 '무궁무진'
기술 이전 건수만 벌써 18건...인공 각막 기술 뛰어나
  • 등록 2023-09-27 오후 1:52:33

    수정 2023-10-05 오후 5:06:13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영화 제5원소의 한 장면처럼 잘려져 나간 팔을 똑같은 피부조직으로 재건하는 것이 가능할까.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더이상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프린팅은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한 생체적합성 바이오잉크를 3D 프린팅처럼 층층이 쌓아 올려 인공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손상된 근육, 치아, 조직과 장기 등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다. 특히 불의의 사고로 손발이나 팔다리 등이 절단된 환자에게 꼭 맞는 신체 일부를 제공하고, 심장이 고장 난 환자에게는 정교한 인공심장을 줄 수 있다. 노화로 인해 기능을 상실한 인체기관, 피부 노화, 탈모 등에 3D 프린팅 기술과 줄기세포 재생 치료를 함께 적용하는 연구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 기술의 중심에 장진아 포스텍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 교수 겸 바이오브릭스 대표가 있다. 그는 작년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생산공학회(SME) ‘젊은 생산공학자상’을 받은 해당 분야 유망 연구자다. 장 대표는 또 국제 학술지 ‘바이오 디자인 앤 메뉴팩처링’ 부편집장과 국제 바이오패브리케이션 학회(ISBF)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를 만나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바이오브릭스, 바이오잉크 자체 개발...향후 개발 가능한 기술도 ‘무궁무진’

장 대표와 조동우 포스텍 교수가 함께 창업한 바이오브릭스는 각막 및 인공심장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브릭스의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핵심은 조직 특이적 바이오잉크를 사용하는 데 있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잉크 자체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이다.

장진아 대표는 “바이오프린팅, 신소재, 줄기세포와 같은 기술을 접목하면 더욱 ‘진짜 같은’ 인공장기를 제작할 수 있다”며 “향후 로봇이나 인공지능(AI)과도 접목해 더욱 정교하고 자동화된 인공장기 제작법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아 포스텍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 교수 겸 바이오브릭스 대표 (사진=바이오브릭스)
특히 장 대표는 각막 기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여러 이유로 각막에 손상이 가해진 환자가 많다. 산업 현장에서 각막 표면이 화학적 영향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고 물리적으로 어디 부딪히거나 긁히거나 해서 손상이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중동 쪽은 모래 바람이나 나쁜 미세먼지나 이런 것들 때문에 각막 부분에 염증이 너무 심하게 생겨서 구멍이 뻥 뚫리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안약 내지는 안연고 정도로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밖에 없고 심해지면 각막 이식을 받는 극단적인 두 개의 케이스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오브릭스의 기술로는 각막을 재건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각막 궤양 때문에 각막이 뿌얘진다거나 파여서 소실된 케이스를 메꿔줄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아지의 각막 이식 실험에서 혈관세포층 위를 다 잘라내고 거기에 프린팅한 각막을 이식을 해서 강아지가 시력이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를 실험했다. 대동물 비임상에서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이 기술은 각막의 핵심 성분이 함유된 바이오잉크와 인체유래 줄기세포를 혼합해 프린팅을 통해 각막 고유의 콜라겐 결을 유도한다. 이렇게 되면 실제 인체 각막과 동일한 수준의 투명도를 갖게 되어 시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타 기관에서는 투명한 재료에만 의존하여 시간이 갈수록 각막이 혼탁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바이오브릭스의 기술은 각막 특이적 성분 + 줄기세포의 정렬 유도를 통한 콜라겐 결 생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인체 각막과 더 유사한 성능을 갖게 된다. 이 기술은 포스텍 기계과 소속 조동우, 장진아 교수 랩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 중에 있다.

기술 이전 건수만 벌써 18건...인공 각막 기술 뛰어나

포스텍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미 기술 이전 건수만 18건이 넘는다. 조동우 포스텍 교수와 함께한 연구 성과가 다수다. 기술 이전은 대부분 해당 분야 선두 주자인 티앤알바이오팹으로 진행됐다.

상세 이전 기술은 △3차원 인공 지지체 및 이의 제조 방법 △통합형 3차원 세포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인공 피부 제조 방법 △3차원 인공 지지체 및 멤브레인형 인공 지지체 제조 방법 △3차원 인공 지지체 및 그 제조 방법 등이다.

조동우 포스텍 교수와 장진아 포스텍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 교수가 함께 기술이전 한 연구들 (사진=바이오브릭스)
각막 기술의 경우 다른 회사가 아닌 바이오브릭스가 직접 기술 이전을 받았다. 포스텍에서 바이오브릭스로 이전한 특허는 2건이다. 먼저 각막 특이적 세포외기질을 주요 성분으로 함유한 바이오잉크를 개질하여 접착력이 있는 제형으로 만들고, 이걸 궤양이 있는 각막에 도포해서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제품명은 ‘GelCODE’이다.

장 대표는 “이 제품은 다양한 난치성 각막 궤양을 수복할 수 있는 효능을 가지고 있고, 최근에는 만성 궤양에도 효과가 있음을 검증했다”며 “해당 기술은 포스텍-건국대 공동 출원이라서 포스텍-건국대-바이오브릭스 3자 계약을 통해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술은 바이오 프린팅으로 각막 특이적 세포외기질을 함유한 바이오잉크에 인체 유래 줄기세포를 혼합, 각막 고유의 결을 프린팅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 덕분에 투명한 각막을 만들 수 있었고, 비글견 실험을 통해서 이식 후 각막 기능이 현저히 개선되어 시력을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각막 관련 바이오 프린팅 연구 성과 (사진=바이오브릭스)
인체 대상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각막 궤양 수복제 제조로는 2025년 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각막 궤양 수복제 제조로는 내년 인체 시험을 시작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의 성과는 이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곳에 실렸다. 이에 투자 유치도 순항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 등과 투자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금년 Pre-A 라운드를 거쳐 25년에 시리즈 A 투자를 계획 중에 있다.

자체 개발을 위한 제조 시설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 제조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장 대표는 예상하고 있다. 시제품이 나오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장 대표는 경쟁 회사로 바이오 프린팅으로 나스닥 상장한 셀링크, 인공심장을 개발 중인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를 꼽았다.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는 티엔알바이오팹, 바이오앱 등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프린팅한 장기 이식 사례는 없다. 모두 첫 회사가 되기 위해 경쟁 중인 상황”이라며 “캐나다 에스펙트 바이오시스템즈와 노보노디스크도 바이오 프린팅 조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누가 먼저 시제품화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하는 장진아 대표와의 일문일답.

-영화 제 5원소를 보면 한쪽 팔이 잘린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 남은 팔 한쪽 팔을 가지고 세포 합성을 해서 다른 팔을 만든다. 이처럼 신체 부위 만드는 것이 미래에 가능하나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넘어가야 할 큰 제한들이 있다 보니까 그런 기술적인 난제를 극복하고 나면 저희도 항상 기대하는 게 그 영상이다. 현재 상황에서 연구 개발이 많이 완료되어 있는 부분은 각막 연구 등이다.

몇 년 전에 한국 과학기술을 기획 평가에서 나왔던 얘기인데 거기서 10년이나 한 15년 정도 지나게 되면 그 인간 신체의 일부 조직을 바이오 인공장기로 대체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앞으로 저 같은 연구자가 열심히 연구해서 10년 후에는 가능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바이오 프린팅으로 만든 각막 치료제를 만들게 된 계기는

바이오잉크는 세포를 가지고 프린팅할 때 사용하는 재료가 타깃으로 하는 조직과 유사한 구성 성분이라든지 조성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가장 주요한 포인트다.

인간 신체와 비슷한 성분으로 프린팅할 때 사용하는 재료가 꾸준히 개발을 해왔고 노하우를 가지고 회사를 창업하게 된 케이스다.

각막 치료제에 대한 어느 정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바이오 프린팅을 해서 만든 각막 치료제도 시제품 생산 정도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시제품 생산을 해서 어느 정도 허가용 임상을 위한 자료들이 준비되면 임상 진행을 위해서 대규모의 투자 유치가 필요할 것 같고 그 과정에서 IPO를 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인공장기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바이오 인공장기를 구성하는 요소가 세포도 있고 소재도 있고 바이오 프린팅을 해낼 수 있는 기술 그리고 그 외에 또 다른 제조 기술 등 굉장히 많은 영역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다른 부분들은 뭐 제가 전문적인 영역은 아니라서 잘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은 바이오 프린팅 등을 활용해 가지고 인공 조직이나 장기를 만드는 연구개발에 수준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연구 개발의 지표가 성과로 랭킹 같은 것들을 매기는 SciVal라는 시스템 있는데 거기서 포항공과대학교가 세계적으로 3~4위 정도 상위권에 랭크가 되어 있을 만큼 수준 높은 연구를 많이 진행을 해 오고 있다.

-포항 포스코가 투자한 기업이 얼마나 되나

입주한 기업들이 한 23개 정도 된다.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에는 실제로 연구소로 입주해 있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포스텍에서 하는 인큐베이션 센터는 실험실이 입주되어 있다. 바이오 인큐베이션 센터는 포스코에서 투자를 한 팀도 있고 포스텍 출신 동문 기업인 경우도 있다.

-바이오프린팅 분야 투자 현황은

투자를 받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시장이나 기존에 개발되고 허가받은 사례가 있는 게 아니다 보니 헤쳐나가는 경험이 없다. 이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투자금 회수를 막연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개념의 투자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각막 관련 바이오 프린팅 연구 성과 (사진=바이오브릭스)
-각막 궤양 치료제를 주로 개발하고 있는데

여러 이유로 각막에 손상이 가하는 환자들이 많다. 산업 현장에서는 각막 표면 같은 부분들이 화학적 물질 등으로 사라지고 소실되는 일도 있고 물리적으로 어디 부딪히거나 긁히거나 해서 손상이 오는 경우도 있다.

아시아 국가들 중동 쪽은 모래바람이나 나쁜 미세먼지나 이런 것들 때문에 각막 부분에 염증이 너무 심하게 생겨서 구멍이 뻥 뚫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안약 내지는 안연고 정도로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밖에 없고 심해지면 각막 이식을 받는 극단적인 두 개의 케이스밖에 없다.

저희는 각막 궤양 때문에 각막이 뿌예진다거나 파여서 소실된 케이스를 메꿔줄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

-각막 이식을 위한 바이오 프린팅이란

세포가 들어가 있는 프로덕트가 있는데 그거는 실제 각막이 얇은 하나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 기질 부분들을 대체할 수 있는 목적으로 프린팅했었던 제품이 있다.

강아지의 각막 이식을 한다는 전제하에 혈관세포 층 위에를 다 잘라내고 거기에다가 프린팅한 각막을 이식해서 강아지가 시력이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 행동을 통해서 검증하는 실험들을 했다. 그걸 통해서 봤을 때도 효과가 좋았었던 결과가 있다.

-성형외과에 제품을 납품할 수도 있다고

성형외과에서 보형물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염증이라든지 섬유화 반응을 낮춰줄 수 있는 패치 형태의 제재를 만들고 있다.

패치가 함유하고 있는 약물들을 꾸준히 점진적으로 릴리즈를 시켜줘서 딱딱하게 만들어지는 질환들을 개선할 수 있다. 패치 형태로 만들어서 국소적인 부위에서 약물을 딜리버리할 수 있는 제형을 만들어서 동물 실험까지 진행을 해서 효과가 있음을 검증을 한 상황이다.

-3D 프린팅 기술의 유망 영역은

3D 프린팅 기술로 할 수 있는 영역은 방대하다. 특히 인공관절을 이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된 회사들이 많다. 순환계 질환들이 시장 규모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바이오프린팅 심장 이식의 한계는

심장 이식은 누구나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공급자들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정을 좀 더 연장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로는 세포를 이용한 재생의료 기술들이 가장 이상적이다.

심장은 계속해서 순환하고 펌핑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주사를 통해서 이식하듯이 이식을 하게 되면 빠르게 움직이는 기관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세포의 개수가 너무 제한적이다.

우리 기술로는 구조의 형태로 이식이 가능하므로 아픈 부위 전체적으로 반창고 붙이듯이 붙일 수 있는 패치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훨씬 더 기능적인 개선이 많이 보이는 결과들을 확인했다.

-젊은 창업자이자 교수로 활동 중인데 주요 허들은

기초 연구 개발을 더 오랫동안 해 오다 보니까 초기 창업자이기도 하고 창업을 처음 해본 사람이기도 해서 상당 부분 실제 시장에서 워킹할 수 있는 프로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아직은 좀 어려운 것 같다. 그런 과정들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인큐베이팅 팀들이 많이 있어서 계속해서 해보고 있다.

젊은 연구자들 그리고 창업자들이 가는 자기가 선택해서 앞으로 가야 되는 길이 멀고 험난하겠지만 다들 새로운 걸 경험하고 배운다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에너지를 많이 발산해서 좋은 성과들을 같이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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