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양산' 부메랑된 최저임금…"직원 줄여야 생존"

원자잿값 급등에 생존 위협 "내년 최저임금 동결해야"
내년 1만890원으로 오르면 최대 34만개 일자리 사라져
인건비 부담에 셀프주유소 전환…"일자리 절반 없어질 것”
"3高 부담 커…노사 모두 어느정도 고통 분담해야"
  • 등록 2022-06-27 오후 3:00:21

    수정 2022-06-27 오후 9:27:55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금도 적자가 심합니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이상 오르면 결국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창호공사업체를 운영하는 A사 대표의 말에는 절박함이 베어있었다. 현재 2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A사는 최근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에만 이미 적자가 5억원을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진다면 버틸 재간이 없는 처지게 놓이게 된다. A사 대표는 “인력을 줄이면 공사 현장이 돌아가기 어렵겠지만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2~3명 직원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지금 같아서는 사업을 그만둘까 고민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내년 최저임금 동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을 읽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제공)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중소기업 업계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을 동결 혹은 인하하지 않으면 경영 악화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줄도산이 불 보듯 뻔하고 이는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저임금 인상이 실업자 양산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입장문을 통해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과 금리 인상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노동계에서 요구하는 대로 1만 890원(18.9%)으로 인상할 경우 최대 34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앞서 2019년 당시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총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만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영세업체들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전경련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실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국 1만2000여개 주유소들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주유원을 더 고용하지 못하고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는 추세”라며 “현재는 평균 4.5명을 고용하는데 셀프 주유소 전환이 이어지면 안전 관리자를 제외하고 일자리가 절반 이상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정부 첫 최저임금 결정을 두고 현재까지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160원 동결을, 노동계는 올해보다 18.9% 인상한 시급 1만890원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해 국민의 고통이 갈수록 심화한다”며 “올해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모두 어렵다. 노사 모두 어느 정도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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