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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29위)를 4-0으로 물리쳤다.
튀니지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 참가한 강팀. 비록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로 탈락했지만 우승후보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저력을 뽐냈다. 한국으로선 안방 경기라 해도 껄끄러운 상대임에 틀림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예상을 깨고 후반전에만 4골을 몰아치며 시원한 대승을 거뒀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강인은 후반 10분 절묘한 프리킥 직접 슈팅으로 선제골이자 자신의 A매치 첫골을 터뜨렸다. 이어 2분 뒤에는 페널티 지역 안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전 경기까지 색깔 없는 축구로 많은 비판과 우려를 자아냈다. 감독 부임 후 5경기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역대 전임감독 중 가장 오랜 기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인물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도 세웠다. 여기에 ‘재택근무’ 논란까지 겹치면서 처음 기대와 달리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이날 경기 전 클린스만 감독이 전광판에 소개되자 팬들은 환호 대신 야유를 쏟아냈다.
하지만 그동안 불안했던 클린스만호는 이날 한층 명확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강한 압박이었다. 미드필더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튀니지가 한국 진영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차단했다.
또한 수비시에는 포백 뿐만 아니라 2선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수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상대에게 공을 따내기 위해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좌우 날개들도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최전방의 조규성도 끊임없이 상대 수비를 압박하고 몸싸움을 펼치는 등 타겟맨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만큼 수비 조직력에서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전반전 한국의 공격 템포는 느린감이 없지 않았다. 카타르월드컵 때부터 다져온 튀니지의 수비 조직력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한국의 계속된 투지 넘치는 압박과 도전에 단단했던 튀니지 수비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강인의 발끝에 의해 한번 뚫린 튀니지 수비벽은 후반 중반 이후 와르르 무너졌고 한국의 기분 좋은 대승으로 연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