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일정 알리고, 전용기 대신 수송기…바이든의 우크라행 '연막작전'

美 대통령, 미군도 없는 전장 한복판 첫 방문
백악관, 당일까지 우크라이나 방문 부인해
새벽 백악관 떠나 비행기→기차 26시간 여정
  • 등록 2023-02-21 오후 2:09:07

    수정 2023-02-21 오후 2:09:0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몇 달 동안의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미국 대통령이 미군도 주둔하지 않는 전장 한복판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2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포옹하고 있다.(사진=AFP)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은 몇 달 전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준비했다. 전쟁 발발 1년(24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한 지지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우크라이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개전 직후 우크라이나와 맞닿아있는 폴란드 국경을 찾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으나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지는 않았다.

장고 끝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이틀 전인 17일에야 우크라이나 방문을 확정했다. 그간 영국·프랑스·독일 정상 등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수차례 찾았지만 경호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일정을 철저히 숨겼다. 미국 대통령이 미군과 동맹군이 주둔하지 않는 전쟁 지역을 찾는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그간 백악관 참모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폴란드만 방문하며 우크라이나를 찾을 계획은 없다고 수차례 언론에 확인했다. 순방에 동행한 기자 두 명은 따로 불러 보안서약서를 받았다. 이들에게 보낸 안내 메일조차 보안을 위해 ‘골프대회 도착 안내’라는 제목으로 발송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자정(0시) 백악관을 빠져나와 새벽 4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비행기에 올랐다. 백악관은 언론엔 우크라이나 방문을 숨기기 위해 대통령이 20일 저녁 폴란드로 출국한다고 알렸다.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대신 국내 일정에 쓰는 공군 수송기(C-32)를 이용한 것도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순방 수행원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파이너 국가안보부보좌관,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등으로 최소화했다. 러시아엔 출발 몇 시간 전에야 순방 일정을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를 거쳐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도착했다. 대통령 일행은 다시 인구 6만명이 안 되는 폴란드 소도시인 프셰미실로 이동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차 안에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차는 열 시간을 달려 20일 오전 8시 키이우 파사지르스키역에 닿았다. 바이든 대통령을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파란색-노란색 줄무늬 넥타이를 맨 채 기차에서 내렸다. 백악관을 떠난 지 26시간 만이었다.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지를 천명했다. 그는 키이우 방문 직후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주권,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고 굳건한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을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포탄과 방공 레이더 등 5억달러(6481억원) 규모 군사 원조를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우크라이나는 한껏 고무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폭정은 자유세계를 굴복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키이우에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는 세르히 코쉬만은 바이든 대통령 방문으로 인한 교통 통제를 “우크라이나 독립 이래 키이우에서 가장 즐거운 교통체증”이었다며 “나는 이것이 너무 기뻐서 울어버렸다”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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