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배달팁 낮은순' 보기에 음식점주들 발끈하는 이유

음식점 정렬 필터에 ‘배달 빠른 순’ ‘배달 팁 낮은순’ 도입
갑작스러운 앱 업데이트에 주문 급감한 음식점 반발
배달팁 낮추려 음식값 올리는 부작용도
  • 등록 2021-01-21 오전 11:00:40

    수정 2021-01-22 오전 8:52:39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배달의민족(배민) 업데이트 이후에 주문 건수가 절반도 안돼 영향을 파악 중입니다. 소비자 편의를 높인다지만 광고비는 가맹점으로부터 받는데 앱을 개편하면서 사전 공지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배달팁을 기존대로 받으니까. 주문이 줄어든 것 같아 기본 배달팁을 3000원에서 1900원으로 낮추고 음식값을 올렸습니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민이 최근 ‘배달 시간’과 ‘배달팁(배달비)’로 음식점을 정렬해서 볼 수 있도록 앱을 업데이트했다. 소비자 편의성은 높였지만 일부 음식점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21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4일 검색 필터에 ‘배달 빠른 순’과 ‘배달 팁 낮은 순’을 추가했다. 이용자들이 앱을 켰을때 첫 화면은 기존과 같지만 필터에 조건을 선택하면 배달 시간과 배달 팁 순으로 음식점이 정렬된다.

경쟁 배달 앱인 쿠팡이츠나 요기요가 빠른 배달을 앞세우면서 ‘속도전쟁’에 들어가자 배민이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또 최근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비도 늘어나 이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배달비가 낮은 음식점을 찾는다는 것에 착안한 기능이다.

그런데 막상 음식점주들로부터 배민 업데이트는 ‘개악’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소비자들이 필터를 적용하면서 갑자기 주문이 줄었다는 것. 음식점주들이 배민에 광고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광고비 지급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배민은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 2가지 방식의 광고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이중 울트라콜(월 8만8000원 정액제)은 실제 가게 위치와 상관없이 음식점이 ‘지정한 위치(깃발)’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가게가 노출된다. 음식점들은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소위 ‘깃발 꽂기’(여러 개의 울트라콜에 가입하는 것)를 하며 광고비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배달시간과 배달팁 순으로 음식점을 선택하면 이런 광고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

서울 은평구에서 배달음식점을 하는 A씨는 “필터로 검색해도 기존 광고(울트라콜)는 기능이 있는 것인지 어떤지 사전에 설명도 없었다”며 “앱이 바뀌면 그에 따라 주문이 민감하게 달라지는데 어떻게 사전 고지가 없을 수가 있나”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달의민족 앱에 ‘배달 빠른 순’ ‘배달팁 낮은 순’ 필터가 추가된 모습.
주문 건수를 정상화시키려면 배달팁을 음식점주가 더 부담해야 해서 벌써부터 꼼수도 등장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배달음식점을 하는 B씨는 “배달팁을 ‘0원부터’로 노출하는 경쟁 가게를 보니 5만원 이상 음식을 시켜야하는 것으로 기준을 바꿨더라”며 “주로 시키는 1만5000원~2만원 사이의 배달팁은 기존과 그대로인데 배달비가 낮은 가게로 상단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도 “배달팁은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하는 것인데, 소비자 부담을 줄인다고 음식점주가 다 부담할 수가 없다. 그러면 남는 게 없다”며 “결국 배달팁이 낮아 보이게 하는 대신 음식가격을 티 나지 않게 올렸다”고 말했다.

빠른 배달 또한 직접 배달하거나 배달음식을 하나씩 배차하는 등 음식점주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 서대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D씨는 “배달 속도 경쟁을 하게 된다면 배달원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도입 초기에 있을 수 있는 혼란일 뿐. 장기적으로는 음식점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필터 기능을 추가한 것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빠르게 배달하고, 배달팁을 적게 받는 음식점주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되고, 광고비 의존도는 낮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