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팔까, 살까"…환율 1400원 돌파에 갈팡질팡'

5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규모 602억 달러 넘어서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에도 추가 상승 베팅?
전문가들 “환율 기대 수익이 크지 않아…외화 표시 금융자산 추천”
  • 등록 2022-09-22 오후 3:43:53

    수정 2022-09-22 오후 9:46:35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했지만 달러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달러값이 우상향을 그리면서 차익 실현 후 재매입하는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고점이냐, 아니냐를 놓고 개인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뉴스1
“환율 더 오르곘지만, 투자 주의해야”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2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달러예금 규모(잔액)는 약 602억달러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올 들어 매달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환율이 1300원 선을 넘어섰던 6월 말 566억 달러에서 7월 말 584억 달러까지 늘었으나, 8월 말에는 572억 달러로 전월보다 주춤하더니 이달 들어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달과 비교하면 30억달러 가량 증가한 수치다.

달러 예금은 예금 이자에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원·달러 환율이 낮을 때 가입해 오른 후 팔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환율이 고점에 이른 것으로 보고 환전에 나섰던 사람들이 다시 추가 상승 베팅으로 선회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이후 8월 29일에 1350원, 9월 2일 1360원, 9월 5일 1370원, 9월 7일 1380원, 9월 14일 139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고점을 높여왔고 이날 1398원에 거래를 시작해 1400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상황에 고점이냐, 아니냐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 문제가 더 악화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달러 고점은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이달 회의에서 연말까지 100~1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상을 제시했고, 2023년 1분기에는 25bp 정도의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 기대를 반영하면 달러화는 추가 3~4% 강세, 원달러 환율은 1430원과 1450원 정도가 상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달러의 강세에 대한 기대는 점점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러면서 “달러 고점은 11월과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혹은 추가 인상에 대한 기대 약화 등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달러투자에 눈이 가기 쉬운 환경이지만, 단지 환율 상승만을 바라고 통화 자체에 투자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투자 전략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환율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크지 않은 데다 이 시점에 투자를 고민하는 것이라면 금융시장 정보에 어두운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했다. 문 연구원도 “공포 심리 등에 환율이 급등할 수도 있겠으나, 환율은 결국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급등 후 다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엔화투자도 주의해야…외화표시 금융자산 낫다”

일각에선 달러와는 반대로 최근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현 시점이 엔화에 투자해야 한다는 심리도 쏠리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6월 100엔당 938.68원까지 하락했다가 8월 초 997.83원까지 치솟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현재 970원 후반대에 머물러 있다.

이와 관련 백 이코노미스트는 “엔원 환율이 6월의 저점을 다시 경신하기는 어렵고 횡보세를 유지하거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오르더라도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통화 자체에 투자하기보다는 해외 주식이나 해외채권 등 외화 표시 금융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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