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C2022]한국판 구글 벤처스 나오려면?…CVC 환경 조성 시급

GAIC 2022 CVC 시대 스페셜 세션
미국 VC 시장서 CVC 비율 50% 육박
단순 투자 넘어 전략적 역할도 가능
제도 개선 통한 활성화 적극 나서야
"모범 사례 통한 인식 개선 필요하다"
  • 등록 2022-09-22 오후 3:45:52

    수정 2022-09-22 오후 9:44:55

[이데일리 김성훈 김연지 기자] ‘구글(Google)’하면 글로벌 IT(정보·통신) 기업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구글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큰 손’으로 꼽힌다. 자사가 운영하는 CVC(기업형벤처캐피탈) 구글 벤처스를 통해 투자 수익을 톡톡히 내고 있다.

실제로 구글벤처스가 200만 달러를 투자한 커피 브랜드 ‘블루 보틀’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몸값이 뛰면서 4억 달러 투자 성과를 냈다. 또 다른 투자처인 우버와 네스트는 지금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우리도 구글 벤처스처럼 할 수 있는데’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구글 벤처스를 떠올리기엔 규제나 규모 면에서 아직 제약이 많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최근 정부가 나서 CVC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완화에 나서긴 했지만, 이제 막 붙은 불씨를 키우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나 활성화 과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AIC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가 22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김연지(왼쪽부터) 이데일리 기자의 사회로 최상우 동원기술투자 대표이사, 황원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특별세션 ‘CVC 시대 열렸다-활성화 위한 과제’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2 ‘스페셜 세션’에서는 CVC 활성화 과제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CVC 활성화와 성공적인 운영 전략에 대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 세션 첫 발표자로 나선 황원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은 “많은 현금성 자산이 흘러 들어갈 계기를 만들자는 게 CVC 설립 배경이다”면서도 “지주사의 CVC 소유 논란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해외 자산 20% 규제나 외부 자산 40% 규제 등을 고민 끝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현 시점에서 제도가 시행된 지 9개월 정도 됐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제도가 뿌리내리고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며 “금산 분리와 관련해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필요한 부분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육성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CVC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국내 자본시장에 CVC가 활성화한다면 기업의 운영 노하우나 오픈 이노베이션이 벤처기업에 녹아들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 자금을 투입하는 재무적 투자자의 포지션을 넘어 기업가치를 배가 시키는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CVC 설립 법적 이슈에 대해서는 “엄격한 실사를 통해 사전에 법률 문제를 조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AIC 2022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가 22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김연지(왼쪽부터) 이데일리 기자의 사회로 최상우 동원기술투자 대표이사, 황원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홍정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특별세션 ‘CVC 시대 열렸다-활성화 위한 과제’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노진환 기자)
다음 발표자로 나선 이종훈 엑스플로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테슬라나 에어비앤비처럼 대기업보다 규모가 크고 업계를 리드하는 대형 스타트업이 속속 출현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입장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대기업의 CVC 관심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CVC는 각각의 기업에 맞춰 변화하거나 진화할 여지가 많다. 나라마다, 기업마다 가지고 있는 소스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르기 때문”이라며 “규제 측면에서 이러한 다양성을 고려한 접근이 수반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우 동원기술투자 대표이사는 “자본이 많을 때는 차별화가 안 되지만, 어려울 때는 차별화가 더욱 도드라진다. 우리와 연관된 기업 투자를 통한 엑시트(자금회수)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자금 조달에 대한 규제가 조금 자유로워진다면 더 많은 자금 조달을 통해 더 많은 해외투자나 포트폴리오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CVC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정부가 한층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 변호사는 “미국 벤처캐피털(VC) 시장에서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비중은 50%를 차지한다.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계속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VC 설립 단계에서 탐색 단계를 가져가야 하고,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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