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노벨상 수상자 "치매 치료에 연구비 지원 강화해야" (종합)

노벨생리의학상 받은 존 오키프 교수 "뇌 연구에 연구비 투자·창의적 연구 필요"
"처음에는 학계에서 인정 못 받아.. 지금도 저녁에 연구실 찾아 연구"
  • 등록 2014-10-20 오후 3:52:37

    수정 2014-10-20 오후 3:52:3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치매와 같은 중대질병의 치료를 위해선 어느 정도의 연구비 투자와 연구자들의 창의적인 연구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존 오키프(75)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연구에 최신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선 고가장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존 오키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가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IBS 제공
그는 그러면서 “초기에는 과학자의 창의력과 개인적이 노력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연구가 진행되면 더 많은 외부의 투자와 다른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속한 영국왕립학회를 언급하며 “신진과 중견 과학자는 (학회에서) 연구비를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부터 이틀간 서울대에서 열리는 ‘기초과학연구원(IBS)-영국왕립학회 리서치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2004년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영국 왕립학회는 지난 1660년 유럽 최초로 발족한 과학아카데미로 지금까지 8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오키프 교수는 32살 때인 지난 1971년 쥐에 대한 전기자극 실험으로 뇌에서 위치정보를 처리하는 ‘장소세포’(space cell) 존재를 발견했다. 그는 이를 인정받아 노르웨이의 부부 과학자 마이브리트 모세르·에드바르 모세르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 환자들이 겪는 ‘공간기억 상실’ 기제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키프 교수는 이와 관련, “뇌 연구에 투자하지 않으면 앞으로 심각한 문제를 격을 수 있다”며 “언제 결실을 맺을지 모르지만 이 연구는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 연구를 위해 동물실험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하는 뇌에 대한 많은 종류의 연구들이 고무적이라 생각한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 ‘(미국 정부가) 치매 등 뇌 질환에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니 투자는 당연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벨상까지 받은 오키프 교수의 연구는 사실은 오랜기간을 거쳐 학계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장소세포’ 발견 연구를 1971년 당시 소규모 학술지인 ‘브레인 리서치’에 게재하려고 했지만 처음에는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연구결과가 당시 과학계의 일반지식에 반하는 새로운 지식이어서 학계에서 거부반응이 있었다. 과학계가 보수적인 것은 당연하다”며 “내 연구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뇌과학의 대가’로 손꼽히지만 “나는 연구자일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는 “나는 지금도 시간이 될 때마다 일과가 끝난 저녁 6시 이후에 연구실에 가서 연구를 한다”며 “노벨상을 받아 좋은 것은 내가 하고 싶을 것(뇌과학 분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2년간 영국 런던칼리지 센스버리웰컴센터의 신경회로·행동분야 소장을 맡은만큼 여기에 시간을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오키프 교수는 아울러 “젊은 과학자들이 창의적 연구를 하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오키프 교수는 이 자리에서 뇌와 공간의 관계 등 철학적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나타냈다.

그는 “뇌에 장소에 대한 개념이 있다고 본다”며 “먼저 공간 개념이 있고 이후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가 더해져 우리의 공간개념이 확산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사람은 외부의 것 자체를 알 수는 없고 감각을 통해 들어온 것을 우리 마음의 형식으로 재창조한다’는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사상과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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