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도 '유해'…시장성장세 한풀 꺾이나

식약처,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단 근거 없다"
업체 측 주장 설득력 떨어질 듯, 시장 판도에도 영향
암 유발 등 경고 그림 부착 정책 탄력
  • 등록 2018-06-07 오전 11:36:21

    수정 2018-06-07 오후 2:36:04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김장열 소비자위해예방국장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7일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에 대한 유해성 분석 결과를 내놓자, 담배업체들은 당혹감을 넘어 ‘멘붕’에 빠졌다.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최대 90~95% 적다”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쳐왔는데, 그간의 공언(公言)이 무색해진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이날 궐련형 전자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타르의 경우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최대 90여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유해성 논란 잦아들까

정부 보건당국이 출시 이후 ‘갑론을박’이 이어진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여부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장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의뢰에 따라 식약처는 지난해 8월 조사에 착수한 지 11개월 만에 ‘답’을 내놓았다. 결론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업계 측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고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유해하다는 것.

앞서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담배 관련 질병 위험을 낮춘다는 증거가 부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제조사들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일반 담배 대비 유해 물질을 90% 이상 줄였다고 주장해왔다. 불을 붙여 태우는 방식인 일반 담배와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고형물을 전용기기에 끼워 찌는 방식이는 이유에서였다.

일반 담배에 비해 냄새가 덜 한 데다 인체 유해성이 낮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 국내에 도입된 이후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올해 말까지 10% 안팎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00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 오는 2021년에는 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2020년께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 전체 담배 시장 점유율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하지만 이날 식약처 발표로 업계에서는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이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유해 성분은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적인 담배의 범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판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들. 왼쪽부터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BAT ‘글로’, KT&G ‘릴’. (사진=각 사)


경고 그림 부착 정책 탄력 받을 듯

유해성 조사 공식 결과가 나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경고 그림을 부착하기로 한 정부 정책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오는 연말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암을 나타내는 경고 그림을 부착하도록 의무화 하기로 하면서 업계가 반발하고 있던 상황이다. 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KT&G를 포함해 업체 및 관련 협회 측은 복지부의 ‘담뱃갑 포장지 경고 그림 등 표기내용’ 고시 개정 행정예고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담배업체들을 회원으로 둔 한국담배협회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므로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 도입은 시기상조”라면서 “과학적 근거와 상관없이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 그림 시안을 암세포 사진으로 성급히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식약처의 공식 발표에 따라 업계 측 주장 설득력이 떨어질 공산이 커졌다.

복지부는 국내외 여러 연구보고서 등을 근거로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반 담배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기기를 통해 연초를 250~350도 고열로 가열, 배출물을 흡입하는 가열식 담배.

지난해 5월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출시하면서 출발선을 끊은 뒤, BAT의 ‘글로’ KT&G의 ‘릴’ 등이 잇따라 선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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