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마중' 3조원 스피어…라스베이거스 명물로 발돋움[르포]

작년 9월 개장…방문객 '북적', 랜드마크로
대형 지구 모양…공연은 아이맥스 '확장판'
내부선 '네뷸라' 닮은 로봇과 대화도 가능
공연 티켓 32만원 '고가'에 가성비 지적도
  • 등록 2024-01-08 오후 3:11:23

    수정 2024-01-08 오후 4:52:21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와. 멀리서도 어디서나 보이네.”

‘CES 2024’ 개막을 앞둔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돌아다니면 대형 공모형의 ‘스피어’(Sphere)’가 멀리서도 눈에 띈다. 특히 어둠이 내려앉아 불빛이 반짝이는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밤이 시작되면 스피어의 위상이 더욱 높아진다. 지난해 9월 개장해 각종 광고, 이모티콘 등 다양한 모습을 화면으로 연출하는 스피어 일대는 관람객으로 북적이며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를 가까이서 본 모습.(영상=조민정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이데일리가 찾은 스피어는 하나의 거대한 행성이 마치 지구에 떨어진 듯 푸른 물결을 띄며 자리하고 있었다. 스피어 내에서 진행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입구로 다가갈수록 스피어의 크기가 실감 나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마치 ‘점묘법’처럼 작고 동그란 수많은 LED(발광다이오드)가 촘촘히 스피어를 감싸며 밝게 빛나고 있었다.

스피어의 외벽은 5만 3884㎡로 축구장 2개 반을 합쳐놓은 듯한 크기다. 높이는 40층짜리 아파트와 비슷한 111m, 지름은 157m에 달해 한 번에 1만 7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이다. 미국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이 7년 전부터 기획해 총 23억 달러(약 3조원)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 내부에서 관람객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 아우라’와 대화하고 있다.(영상=조민정 기자)
스피어 내부로 들어서면 휴머노이드 로봇 ‘아우라(Aura)’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몸통은 다소 로봇처럼 보이지만 얼굴은 사람과 비슷해 마치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등장인물 ‘네뷸라’가 떠오른다. 아우라는 멀리 있는 관객이 던지는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을 하며 눈을 껌뻑이고 손을 흔든다. 고개를 돌리며 관객과 두루두루 눈을 마주치기도 한다.

남편과 스피어 공연을 보러 온 소피아씨가 “넌 몇 개 국어를 하니?”라고 묻자 아우라는 “헬로(Hello), 봉주르, 니하오, 올라, 안녕하세요”라며 다양한 언어로 인사를 했다. 아이들과 아우라를 지켜보던 또 다른 관람객은 “너가 인간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니?”라고 물었고, 아우라는 “나는 인간에게 학습된 존재에요. 인간이 더 똑똑하단 건 언제나 옳죠.”라고 답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 내부에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이 밖에도 360도 카메라 앞에서 전신을 촬영하면 메타버스 아바타로 영상을 제작해 주는 체험 공간도 있었다. 대기 줄이 길어 40여 분을 기다려서야 찍을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 QR코드로 이름, 이메일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영상을 제작해 전송해 준다. 사진을 촬영하고 영상을 받기까지 5분이면 충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영상=조민정 기자)
내부 공연은 마치 ‘아이맥스 4DX’를 확장한 듯한 느낌으로 마치 화면 속 현장에 있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1시간가량 ‘지구로부터 온 엽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상영하는데 자연, 동물, 각국의 모습 등 다양한 영상이 의미를 전달한다. 코끼리가 다가오거나 지구에 작은 우주선이 떨어질 때 느껴지는 의자의 진동은 현실감을 더하고, 360도로 휘감는 화면은 공간감까지 높인다.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명소로 발돋움했지만 내부 공연의 표 가격이 너무 고가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가격은 시간대와 좌석 구간에 따라 1인당 99달러~249달러(한화 13만 4000원~32만 8000원)에 달하는데 정중앙 좌석일수록 비싸다. 공연을 관람한 업계 관계자는 “몰입감 등 경험해 보긴 좋은 공연이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를 멀리서 본 모습.(사진=조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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