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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가 찍은 '주택값 조작', 71만건 중 겨우 12건(종합)

국토부 작년 2~12월 거래서 2320건 미등기거래
공인중개사 낀 시세조종 포함해 12건 의심사례
국세청·경찰청 등에 통보‥앞으로도 집중점검
일부선 거래규모 미미‥정책실패 책임전가 비판
  • 등록 2021-07-22 오후 1:54:08

    수정 2021-07-22 오후 7:50:12

자료:국토부
[이데일리 장순원 황현규 기자] 부동산 공인중개사인 A씨는 작년 6월 시세 2억4000만원짜리 처제의 아파트를 딸 명의로 3억1500만원에 사들였다고 신고했다. 그런데 몇달 뒤인 9월에 다시 아들 명의로 3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를 했다가 그해 말 그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3억5000만원에 팔아치웠다. 이 과정에서 처제는 1억1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둬들였다. 동시에 딸과 아들의 종전 거래는 해제했다. 이들 모두 계약서도 없고 계약금이 오간 정황도 없었다. 전형적인 자전거래와 허위신고가 의심되는 사례다.

정부가 이처럼 ‘실거래가 띄우기’ 혐의가 짙은 부동산 거래 12건을 처음 적발했다. 이들이 시장을 교란해 부동산가격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지목하고 대대적 조사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을 투기세력에 떠넘기려다 체면만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 71만여 거래 중 12건 적발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거래신고를 한 뒤 잔금지급일 이후 60일이 지나도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을 하지 않은 거래 2420건을 찾아냈다고 22일 밝혔다. 부동산 계약을 해제할 때 신고가 의무화된 작년 2월 21일부터 12월 말까지 약 열달 간 이뤄진 71만여 건의 아파트 거래 등기부 자료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국토부는 작년 2월부터 신고된 부동산 계약이 해지되면 해지된 사실과 사유가 발생한 날을 공개하도록 했다. 허위계약으로 실거래가를 올린 뒤 곧바로 취소해 신고가를 높이는 식의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등기 2420건은 허위로 거래신고했거나 계약 해제 후 해제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또는 정상거래 이후 등기신청만 하지 않은 경우로 구분할 수 있는데 3가지 모두 과태료 처분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또 순수하게 신고를 해제한 2만2000건 가운데 허위신고나 자전거래가 의심되는 거래를 선별해 집중 조사를 했다. 신고가를 찍은 뒤 해제한 3700건을 가려낸 뒤 규제지역에서 특정인이 반복해 다수의 신고가(新高價) 거래에 참여한 821건을 특정한 것이다. 법령 위반 의심사례로 확인된 거래 69건을 확인했고, 이 중 자전거래(자기 식구끼리 사고 파는 것)나 허위신고로 의심되는 12건의 거래를 적발했다. 실제 이런 자전거래로 해당 단지 실거래가가 급등하는 시장교란이 발생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실제 남양주의 한 단지는 자전거래 이후 현재까지 28건의 거래에서 약 17%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고, 청주의 다른 단지는 54%나 가격이 뛰었다는 것이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시세조종 목적으로 거짓으로 거래가 완료된 것처럼 높은 가격에 거래신고만 하고 나중에 해제신고하는 소위 ‘실거래가 띄우기’를 최초로 적발했다”며 일부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적극 적발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등기자료 비교·분석을 통해 확인된 허위신고 의심거래 2420건, 법령 위반 의심사례로 확인된 거래 69건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국세청이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할 계획이다. 자전거래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이 부과된다.

부동산 상승 주범이라더니‥머쓱한 정부

하지만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 초 투기 세력이 실거래가를 조작해 집값 상승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대적 단속을 예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월 열린 부동산관계장관 회의에서 “신고가 계약 취소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나온 결과만 보면 큰 소리친 것에 비해 초라한 결과로 평가된다. 실거래가 띄우기 적발 사례가 12건에 그쳤기 때문이다. 전체 법령위반 의심 사례(69건)로 확대해도 아파트 계약 건수(71만여 건)의 0.009% 수준에 불과하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시세조종이) 1건만 나와도 다른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미등기 거래 중에서도 신고가 띄우기 의심사례가 있어 지속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교란행위는 당연히 규제해야 하는 사회악”이라면서도 “다만 이런 행위가 주택가격 폭등을 불러온 원인이라는 식으로의 대응은 지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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