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간식’ 탕후루 인기 시들…대만식 카스테라 전철 밟나?

날씨 등 복합적 이유로 매장 증가세 주춤
업계에선 "한창 때보다 매출 30% 감소"
전문가 "진입장벽 낮을 땐 더 신중해야"
  • 등록 2023-11-28 오후 3:11:02

    수정 2023-11-28 오후 7:41:15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국민간식`으로 떠오르며 인기를 끌었던 탕후루(과일 등을 꼬치에 꿴 뒤 설탕을 입혀 만든 간식)의 기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과도한 당분이 포함됐다는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기온이 낮아지며 다른 길거리 간식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옮겨가는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서다. 이 때문에 ‘대만식 카스테라’의 전례처럼 관련 산업이 빠르게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탕후루 (사진=뉴스1)
28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된 전국 탕후루 매장 영업허가 건수는 하반기(7월~11월) 861개소다. 시기별로는 7월엔 160개소 △8월 232개소 △9월 242개소 △10월 164개소 △11월 63개소다. 여름철 정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 4분의 1로 급감한 셈이다. 한 대표 탕후루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이 500개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증가세가 꺾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학가·학원가 인근 가게마다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위생·과당 논란으로 부정적 인식이 커진 데다 날씨가 추워지며 시민들의 발길이 호빵·오뎅 같은 겨울 간식으로 옮겨지고 있는 탓이다.

현장의 업주들도 시들해진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A씨는 “앞으로 (사업을 계속할지를 결정할 시점으로) 최장 1년 반 정도를 보고 있다”며 “한창 때보다 매출이 30% 가까이 빠졌다. 조금만 더 지나면 권리금 받고 빠지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신당역에서 탕후루를 파는 40대 B씨도 “겨울이라 (매출이 줄어들어) 탕후루가 아닌 다른 간식도 같이 팔기로 했다”며 “매장이 많이 늘어나서 목이 좋은 곳 말고는 (매출이 잘 나올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우려와 함께 폐업을 고려하는 글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한때 인기를 끌다가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 만에 거품이 꺼지는 ‘간식 프랜차이즈 잔혹사’의 과거 사례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벌집 아이스크림’은 2014년 인기를 끌었으나 벌집 토핑에 인공 파라핀 성분이 검출됐다는 내용의 방송이 나오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2016년에는 대만 카스테라가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나 AI(조류독감) 사태에 따른 계란값 폭등 등을 이유로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폐업했다.

전문가들은 ‘반짝 효과’를 노리고 하나의 메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도전하는데 손해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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