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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한국, 프랑스, 독일, 콜롬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 국가에서 도요타의 캠리 2010년형 차량으로 40달러(약 5만원)어치 주유했을 때 주행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를 비교·분석했다.
분석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의 고속도로 연비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차량 연식은 미국에서 주행 중인 자동차의 출고 후 평균 연령(12.2년)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40달러로 398㎞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325㎞), 독일(277㎞), 프랑스(254㎞), 남아공(367㎞)은 미국보다 짧았고, 인도(414㎞), UAE(496㎞), 콜롬비아(948㎞) 등은 더 멀리 이동이 가능했다.
미국을 제외한 7개국의 기름값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UAE의 상승률이 7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남아공(23.3%), 한국(19.7%), 프랑스(15.7%), 독일(9.5%) 등이 뒤를 이었다. 콜롬비아(-6%)와 인도(-1.8%)는 오히려 기름값이 지난해보다 내렸다.
WP는 이처럼 국가마다 기름값이 차이를 보는 이유는 각국 정부의 유류세, 세제 지원, 정제 비용, 유통·마케팅 비용 등이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선 “정부가 두 차례 유류세를 인하했지만 기름값은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며 지속 상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외에도 독일과 남아공, 인도가 유류세를 인하했다. 이 중 독일에선 기름값을 잡기 위해 대중교통 요금도 함께 내렸는데, 10달러면 열차나 버스를 이용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프랑스는 4월 1일부터 기름값 일부를 환급해주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부 지출은 2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UAE는 기름값이 2배 수준으로 급등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비교 대상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기록한 콜롬비아는 연료기금의 부채가 30억달러 쌓이면서 정부가 조만간 기름값을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의 제프 배런 이코노미스트는 “기름은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상품이고, 대체할 자원도 쉽게 찾을 수 없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석유 시장에 매우 큰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