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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앨버타의 오일샌드 석유 산출 지대에서 작년 1~10월까지 석유 총 생산량이 10억1000만배럴을 기록, 사상 최대치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오일샌드 시추 능력이 있는 캐나다 석유회사인 세노버스는 해당 지역에서 작년 3분기 전년 동기에 비해 석유 생산량을 하루 기준 거의 5만배럴을 증가시켰다면서 “우린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노버스 주가는 이날 기준 1년간 120.71%가 올랐다. 일찌감치 사망 선고를 받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석유 산출 지대에서 석유가 다시 솟아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앨버타는 세계 석유 산출 지대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곳이다. 앨버타의 오일샌드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과정에선 배럴당 약 160파운드의 탄소가 생성된다. 미국 셰일 오일 생산업체들은 배럴당 26파운드의 탄소를 배출한다. 이에 ESG를 추구하는 정부와 투자자의 표적이 되며, 이들의 눈치를 보는 기업과 돈이 캐나다를 떠났다. 마진이 크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캐나다 오일샌드 산업의 정체기는 2015년쯤부터 시작됐다. 2014년 267억달러에 달했던 캐나다 석유 산업 관련 총 자본 지출이 다음 해엔 181억달러로 대폭 줄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많은 석유회사와 투자자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세브론, 로열 더치 셀, 토탈SA 등 캐나다 오일샌드에서 석유를 뽑던 글로벌 석유사들은 캐나다 자산을 매각할 계획을 발표하거나 매각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관리하는 펀드는 캐나다 석유 관련 투자 비중을 줄였다. 캐나다의 한 연기금 펀드는 내년 말까지 모든 석유 회사 주식을 매각할 거라고 발표했다.
선코어 등 지역 석유사는 남아 열심히 채굴
그런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마른 땅에 ‘싹’이 돋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됐던 경기가 작년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원요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은 원할치가 않아서다. 주요 산유국들은 유가 하락을 우려하며 증산에 소극적이고 각국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속에 석유 회사들도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WSJ는 주요국 정부가 청정 에너지원으로 신속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는 현 전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노버스 CEO는 “석유가 할 수 있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대규모 기술은 없다. 그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