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총재 “러 에너지 의존 탈피하려면 수년 걸릴 것"

에너지 공급망 재구축에 "저성장·고물가 기간 늘어날 수도"
"올 美·유럽·중국 3대 경제권 모두 둔화…유럽은 침체우려"
中성장률 전망 '2.8%' 역내 평균 밑돌아…1990년 이후 처음
"개도국 경기 위축시 글로벌 경제 둔화→침체 발전 가능성"
  • 등록 2022-09-29 오후 2:38:27

    수정 2022-09-29 오후 9:37:5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탈피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재구축하려면 상당 기간이 걸릴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저성장 및 고물가 국면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 (사진=AFP)


맬패스 총재는 28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 연설을 통해 “세계 에너지 생산이 러시아 의존에서 벗어나 다변화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위험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올해 말까지, 유럽연합(EU)은 내년 2월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예고했고, 러시아 역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럽 에너지 가격이 폭등, 각국은 대체 공급처 물색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순탄치 않을뿐더러, 시장이 안정화하기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이라는 게 맬패스 총재의 설명이다.

맬패스 총재는 또 올 상반기 중국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하고 미국 경제 생산량이 위축됐으며 유럽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음 주에 발표 예정인 보고서에서도 “세계의 중위소득이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표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조치로 크게 위축됐고, 이 때문에 개발도상국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B는 지난 26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지난 4월 5% 대비 크게 낮췄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23개 개도국 전체 성장률 전망치(3.2%)를 밑도는 것이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가 역내 주변국보다 낮아진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맬패스 총재는 “개도국은 급격한 식량·비료·에너지 가격 상승, 금리 및 신용스프레드 상승, 통화가치 하락 및 자본유출로 매우 어려운 단기 전망에 직면해 있다. 이는 글로벌 성장의 급격한 둔화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맬패스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높은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라는 현재의 ‘퍼펙트 스톰’을 해결하려면, 명확한 지출·공급 확대 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거시·미시경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자본이 선진국들의 부채 수준이 높아진 재정정책을 충족시킬 정도로 충분한지, 또 개도국 투자 요구에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있을 만큼 충분한지 불분명하다”며 “개도국들의 막대한 부채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국은 기준금리 인상 외에도 인플레이션을 억누를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재정효율성을 높여 빈곤층과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정을 통해 글로벌 자본 할당을 개선해야 중위소득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맬패스 총재는 이날 WB가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주요 차입국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특히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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