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물재생센터, 폐기물 무단매립"…고양 도·시의원, 센터장 고발

난지물재생센터 내 슬러지 무단 매립이 의심되는 현장에 대한 조사 당시 모습.(사진=주민대책위원회)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 고양시와 서울시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난지물재생센터를 두고 고양지역 정치인들이 난지물재생센터장을 형사고발했다.

고발인은 고양시에 있지만 서울시 소유의 난지물재생센터가 센터 내부에 하수슬러지로 추정되는 폐기물 수천톤을 무단 매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재준 고양시장이 서울시에 악취와 환경파괴 등 난지물재생센터로 인한 주민피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에서 도·시의원들의 고발이 향후 시의 대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고양 을 지역구 도·시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 고양경찰서에 폐기물관리법·토양환경보전법·물환경보전법·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특별조치법을 위반한 혐의로 이철범 서울특별시난지물재생센터 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에는 민경선·원용희·왕성옥 경기도의회 의원과 송규근·정판오·김종민·이해림·김수환·정복식 고양시의회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2016년을 전후로 난지물재생센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해 주민들일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발에 참여한 고양시의회 환경경제위원회 소속 의원과 주민들이 지난 3일과 5일 두차례에 걸쳐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센터 내 위치한 고양시 현천동 692-25, 708-5에서 수천톤으로 추정되는 양의 슬러지 야적물 내지 매립물을 발견했고 고발인들은 이것에 근거해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이 센터장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송원석 대덕동주민자치위원장은 “악취와 수질오염을 참다못한 주민들이 직접 현장을 조사해 엄청난 양의 슬러지가 무단 매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우리 주민들의 암 유병률은 전국 평균의 6배에 달한데다 밖에다 빨래를 널 수도 없고 분뇨 냄새를 맡으면서 밥을 먹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시는 지난 9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현장에 대한 시료를 채취해 조사를 시작한 만큼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시의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692-2 일대 위치한 난지물재생센터는 92만4000㎡ 규모로 서울시의 하수와 정화조 및 분뇨를 처리하는 서울시 산하기관으로 서울의 4개 물재생센터 중 유일하게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 이재준 시장은 최근 난지물재생센터의 행중구역이 서울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울시가 지하화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시설개선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