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전세대출금리 인하…은행 줄줄이 인하 나서나

당국 금리 인상 자제 신호에 대출금리 소폭 하향세
우리은행, 정부에 호응하며 대출 수요 유치효과까지
전문가 “과열 양상 보이던 은행권 ‘숨 고르기’일수도”
내년까지 전반적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
  • 등록 2022-12-13 오후 5:53:04

    수정 2022-12-13 오후 8:48:5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사의 대출금리를 모니터링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내 전세대출 금리가 8%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최근에는 7% 초중반 대에 머물고 있다.

서울 시내 은행에 걸려있는 대출 안내 현수막 모습. (사진=연합뉴스)
특히 우리은행이 최근 전세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타 은행들도 당국의 금리 인상 자제 신호를 받아들일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는 만큼 전반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5.18~7.406%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5.32~7.55%)과 비교하면 상·하단에 걸쳐 금리가 소폭 하향 조정됐다.

2주 전만 하더라도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7% 중반대를 넘어가면서 연내 8%대 금리를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당국이 지난달 말 대출금리와 관련해 주 단위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고 은행권을 압박하면서 금리가 다소 안정화 돼가는 양상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부터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최대 0.85%포인트 내리면서 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 메시지에 호응했다. 주택보증 우리전세론을 이용할 경우 금리는 이날 기준 5.41∼5.80%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금리 수준이 낮다. 금리 상단 5%대는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이 같은 소식에 우리은행을 찾는 수요자들도 부쩍 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나선지 3영업 일만에 대출 문의가 평소보다 훨씬 늘었다”면서 “대출금리 인하는 내년 4월 30일까지 적용되며, 취급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 외에도 농협은행이 전세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 시기는 이르면 이달에서 내년 초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과 신한, 하나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은 금리 인하 계획은 없지만, 섣불리 금리 상승폭을 키울 수도 없는 형국이다.

실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은행채 금리를 기준으로 매일 대출금리를 새로 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이들 은행의 금리는 매일 동결되거나 0.01%포인트(p)씩 낮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코픽스 연동 상품이 많아 한 달에 한 번 정도 금리가 바뀌는 게 대부분이지만, 산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은행의 대출 금리는 최근 변동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세는 주춤해졌으나, 이는 과열 양상을 보이던 은행권의 ‘숨 고르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남아있는 만큼 금리 상승세는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 인하를 단행한 우리은행의 행보는 물론 긍정적”이라면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한다는 여론도 형성하면서 경쟁사로 몰렸던 대출 수요를 유치하는 마케팅 효과도 두루두루 생각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서 교수는 “현 시점은 향후 금리가 오를 때를 대비한 ‘숨고르기’일 수 있다”면서 “대출금리가 앞으로 가파르게 오르진 않겠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상승 추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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